북한의 김여정 부부장이 한국의 역대 진보정권과 보수정권을 거듭 싸잡아 비난하면서 "리재명은 이러한 역사의 흐름을 바꾸어놓을 위인이 아니다"라고 실명 비난했다.
김여정 부부장은 "한국은 우리 국가의 외교상대가 될 수 없다"면서 한국에 '귀 기울이는 국가들과의 관계에 대한 대응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밝혀 남북 외교전에서 나설 방침을 시사했다.
김 부부장은 이재명 대통령은 물론 정동영 통일부 장관과 안규백 국방부 장관, 조현 외교부 장관 등 현 정부 외교안보라인 주요 인사들의 실명도 일일이 거론하며 비난했다.
북한의 대외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은 김 부부장이 "19일 외무성 주요국장들과의 협의회에서 한국정부의 기만적인 '유화공세'의 본질과 이중적 성격을 신랄히 비판하면서 국가수반의 대외정책구상을 전달 포치했다"고 20일 보도했다.
김 부부장은 협의회에서 "우리는 문재인으로부터 윤석열에로의 정권교체 과정은 물론 수 십 년간 한국의 더러운 정치체제를 신물이 나도록 목격하고 체험한 사람들"이라며 "결론을 말한다면 '보수'의 간판을 달든, '민주'의 감투를 쓰든 우리 공화국에 대한 한국의 대결 야망은 추호도 변함이 없이 대물림하여 왔다는 것이다. 리재명은 이러한 력사의 흐름을 바꾸어놓을 위인이 아니"라고 말했다.
김 부부장은 현재 실시되고 있는 한미연합훈련에 대해서도 "리재명 정권은 '방어적 훈련'이라는 전임자들의 타령을 그대로 외워대고 있다"며 "겉과 속이 다른 서울당국자들의 이중인격을 역역하게 투영해주는 대목"이라고 비난했다.
아울러 "이번 합동군사연습에서 우리의 핵 및 미사일 능력을 조기에 '제거'하고 공화국 영내로 공격을 확대하는 새 연합작전계획('작계 5022')을 검토하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하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부부장은 이재명 대통령이 광복절 경축사와 을지 국무회의 등에서 밝힌 다양한 화해 메시지에 대해서도 거듭 평가 절하했다.
김 부부장은 "지금 한국의 대통령이 기회가 있을 때마다 '작은 실천들이 조약돌처럼 쌓이면 상호간의 신뢰가 회복될 것'이라고 하면서 '조약돌'이요, '신뢰'요, '인내심'이요 하는 방랑 시인 같은 말만 늘어놓는"다면서 "그 구상에 대하여 평한다면 마디마디, 조항조항이 망상이고 개꿈"이라고 폄훼했다.
北의 불신 "대결본심, 평화 꽃 보자기로 감싸도 못 감춰"
김 부부장은 "최근 서울이 우리에 대해 체제를 존중하고 어떠한 형태의 흡수통일도 추구하지 않을 것이라는 것과 일체의 적대행위를 할 뜻도 없다고 하면서 마치 한국의 대조선정책이 '급선회'하고 있는 듯한 흉내"를 내고 있다고 분석하면서 "대결 본심을 평화의 꽃 보자기로 감싼다고 해도 자루속의 송곳은 감출 수 없다"고 강한 불신을 드러냈다.
김여정은 "실현 불가능한 일이라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한국의 위정자들이 유화적인 모습을 연출하는 데는 분명한 목적이 있다"며 "궁극적으로 조한관계가 되돌려지지 않는 책임을 우리에게 넘겨씌우자는 고약한 속심"이라고 강변했다.
김 부부장은 새 정부에 대한 이 같은 불신의 계기에 대해서는 "우리는 리재명정권의 근간을 이루는 외교, 국방의 수장인 조현과 안규백이 후보자로 지목되었을 때부터 '북한정권과 북한군은 우리의 적이라고 생각 한다'고 서슴없이 말한데 대해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南 외교적 역할 전면 차단, 국제 외교전 시사
김여정은 특히 국제외교 무대에서 남북 외교전을 벌일 방침을 밝히며 과거 중재자로 나섰던 한국의 외교적 역할 가능성에 대해 전면 차단했다.
김 부부장은 "이번 기회에 다시 한 번 명백히 하지만 한국은 우리 국가의 외교상대가 될 수 없다"면서 "한국에는 우리 국가를 중심으로 전개되는 지역외교 무대에서 잡역조차 차례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부부장은 그러면서 "공화국 외무성은 한국의 실체성을 지적한 우리 국가수반의 결론에 입각하여 가장 적대적인 국가와 그의 선동에 귀를 기울이는 국가들과의 관계에 대한 적중한 대응방안을 잘 모색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 부부장이 "국가의 주권안전에 지속적인 위험을 조성하고 있는 적수국들에 외교적으로 선제 대응하고 급변하는 지역 및 국제지정학적 상황을 우리의 국익에 유리하게 조종해나갈 데 대한 김정은 동지의 대외정책 구상을 전달"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김여정 부부장은 지난 7월말부터 시작된 각종 담화를 통해 새 정부의 각종 긴장완화조치를 평가절하 했는데, 이날 담화는 이재명 대통령을 실명까지 거론하며 비난함으로써 새 정부의 각종 화해 메시지에 호응할 뜻임을 분명히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