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성남시의회 국민의힘 의원들이 법원으로부터 직무정지 처분을 받아 의장직을 사임한 시의원을 다시 의장 후보로 선출해 논란이다.
19일 성남시의회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들은 국민의힘 측에 의장 후보 선출 철회를 요구하며 의사일정 보이콧과 소송 등 정치적·법적 대응에 나설 예정이다.
민주당 이준배 대표의원은 "불법적으로 선출된 의장이 다시 의회를 대표하는 것은 시민을 우롱하는 일"이라며 "수적으로 열세인 상황에서 국민의힘 내에서 의장이 나오는 것은 막을 수 없지만, 도덕적·정치적으로 문제 있는 인물이 의장이 되지 않게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하겠다"고 말했다.
시민사회단체도 비판 대열에 합류했다. 성남참여자치시민연대 심우기 상임대표는 "국민의힘이 비상계엄 사태를 두고 반성하지 않듯이 시의회 또한 과거의 잘못을 반성하지 않고 부끄러운 짓을 벌이고 있다"며 "문제가 있는 인물을 후보로 내세운 것이 시의원들의 자체적 판단인지 국회의원, 지역당협위원장인지는 모르겠지만 반드시 심판을 받을 것"이라고 했다.
이처럼 민주당과 시민단체의 비난이 이어지는 이유는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이 차기 의장 후보로 이덕수(57·가선거구) 전 의장을 선출했기 때문이다. 현재 성남시의회는 국민의힘 소속 17명, 민주당 14명, 무소속 3명으로 구성됐다.
이 전 의장은 최근 비밀투표 위반 논란으로 법원으로부터 직무정지 처분을 받아 의장직을 사임했다.
앞서 국민의힘 소속 시의원 16명은 지난해 6월 26일 치러진 제9대 시의회 후반기 의장 선거에서 자신의 기표지를 촬영한 뒤 같은 당 시의원 등이 참여한 단체 채팅방에 공유한 혐의(위계에 의한 공무집행 방해)로 수원지검 성남지청으로부터 불구속 기소 또는 약식 기소됐다.
이 전 의장은 불법행위에 동참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돼 처벌을 피했다. 그러나 법원이 더불어민주당 소속 시의원들이 제기한 의장선임의결처분효력정지 신청을 받아들이면서 지난 3월 17일 직무가 정지됐다. 이후 직무정지 3개월 만인 6월 16일 의장 사임서를 제출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지난 6월 30일 안광림(57·바선거구) 부의장을 의장 후보로 선출했다. 하지만 경기도당이 당규 위반 등의 이유로 안 부의장에게 당원권 정지 6개월의 징계를 내렸고, 재투표를 거쳐 이 전 의장이 의장 후보로 선출됐다.
국민의힘 소속 한 의원은 "3선 이상의 다선 의원 중에서 의장을 할만한 인물이 마땅치 않아 이 전 의장이 다시 의장 후보로 선출됐다"며 "내부에서도 찬반이 엇갈렸지만 결국은 의장 후보로 선출됐기에 따라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