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10년간 국내 쌀 소비량은 15%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 가운데 재미와 건강을 저격하는 부가가치 높은 쌀 가공식품 시장은 되레 성장세를 보이며, 국내외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지난 1월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국내 쌀 소비량은 지속적으로 줄어드는 반면, 막걸리·떡·즉석밥·장류 등 쌀 가공식품 소비량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이에 따라 농업계는 전통 식문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가공식품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밥알 없는 식혜(감주)다. 대한민국 최초 식혜 명인인 문완기 대표가 운영하는 '세준푸드'는 경기 여주와 이천에서 생산된 쌀 100여 톤과 농촌진흥청이 개발한 겉보리 품종 '혜미'로 만든 엿기름을 사용해 맛과 풍미가 우수한 식혜를 생산해 인기를 끌고 있다.
해썹(HCCP) 인증을 받은 현대식 제조시설에서 고온, 고압, 살균 등을 거쳐 유통기한을 18개월까지 늘린 밥알 없는 맑은 식혜는 이물감이 없고 깔끔한 맛으로 미국·호주·영국 등 10여 개국에 수출되고 있으며, 올해 수출액이 100만 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특히 미국 현지에서 큰 인기를 끌며 올 연말부터는 코스트코 입점도 앞두고 있다.
누구나 좋아하는 맛과 향을 품은 30년 전통의 명인이 만든 식혜는 국내외에서 인기를 끌면서 지난해 매출액이 127억원으로 2022년 90억원보다 30% 이상 증가하며 쌀 소비 촉진에 기여하고 있다.
최근에는 여주의 특산물인 쌀과 군고구마를 넣어 만든 햇반을 최초로 개발해 출시를 앞두고 있고, MZ세대에 불고 있는 할메니얼 바람으로 소비가 늘고 있는 부드러운 질감의 쌀약과도 개발해 시판을 앞두고 있다.
또 다른 혁신 사례는 식물성 쌀 아이스크림이다. 쌀 아이스크림을 생산하는 독자적인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아케미'는 현미를 가공해 대체유를 만들고, 백미로 식물성 연유를 만들어 천연 농산물의 과즙을 첨가해 맛과 향, 질감을 살린 쌀 아이스크림을 개발했다.
쌀로 만든 식물성 아이스크림은 맛과 향 뿐만 아니라 유당불내증 환자나 우유에 민감한 소비자도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소비층이 증가하고 있다.
현재 쌀로 만든 제품은 아이스크림 12종, 케이크 5종, 빙수 2종류 등 20여 가지 제품을 개발했으며, 올 하반기 콜레스테롤 제로 아이스크림과 코코넛 당을 활용한 저당 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한국농업기술진흥원 홍아정 책임연구원은 "쌀 소비는 줄고 있지만 쌀 가공식품 소비는 늘고 있다"며 "농진원은 쌀을 활용한 고부가가치 식품을 개발하는 기업을 발굴해 적극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연보람 연구원도 시제품 개발, 공정 고도화, 마케팅 등 기술사업화 지원사업을 통해 기업들이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통 식혜부터 비건 아이스크림까지. 쌀을 원료로 한 가공식품은 세대를 아우르는 건강 간식으로 국내는 물론 해외 수출 시장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쌀 소비 감소 추세 속에서도 K-푸드의 새로운 돌파구로서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