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씨가 구속 후 두 번째 특검 조사에서도 선거·공천 개입 관련 질의에 입을 닫고 진술거부권을 행사했다. 특검은 '건진법사 청탁 의혹' 관련 통일교 전 간부와 피의자 이모씨를 구속 기소했다.
오정희 특검보는 18일 오후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오전 10시에 (김건희씨의) 조사를 시작했고 11시 42분에 (오전) 조사를 종료했다"며 "(김씨는) 대부분 진술거부권 행사했고, 간혹 '모른다', '기억 안 난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김씨는 오전에는 공천개입과 선거개입 관련 질의를 받았다. 특검은 오후에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을 조사하고 있다.
김씨는 지난 14일 진행된 구속 후 첫 소환 조사에서도 대부분 질문에 진술거부권을 행사했다. 당시 특검은 부당 선거개입 및 공천개입 의혹에 대해 캐물었는데 김씨가 진술을 거부하자 이날 다시 소환했다. 김씨와 윤석열 전 대통령은 2022년 대선을 앞두고 명씨로부터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제공 받고, 그 대가로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에게 공천을 줬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는 지난 12일 밤 자본시장과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구속돼 서울남부구치소에서 수감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특검은 이날 김건희씨를 비롯해 김씨의 집사로 불리던 최측근 김예성씨와 건진법사 전성배씨도 함께 불러 조사 중이다. 의혹의 정점에 있는 세 사람이 동시에 소환돼 일각에서는 대질 조사의 가능성도 제기됐다. 하지만 오 특검보는 "(동시 소환은) 우연히 조사 일정을 조율하다보니 겹친 것"이라며 "오늘 (세 사람 간의) 대질 심문을 검토한 적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김예성씨는 김건희씨 일가의 집사로 알려진 인물로, '집사게이트' 의혹을 받는 렌터카 벤처기업인 IMS모빌리티 설립에 관여했다. 카카오모빌리티 등 대기업들은 IMS모빌리티에 184억 원을 투자했는데, 특검은 당시 IMS모빌리티가 순자산(556억원)보다 부채(1414억원)가 압도적으로 많은 사실상 '자본잠식' 상태였음에도 대기업들이 거액을 투자하기로 결정한 배경에 김건희씨가 연관돼 있는지 살피고 있다. 법원은 지난 14일 김씨가 "증거를 인멸할 염려와 도망할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특검은 이날 건진법사 의혹의 핵심 인물인 통일교 전 세계본부장 윤모씨를 구속 기소했다. 법원은 지난달 30일 윤씨에 대해 청탁금지법 위반과 업무상 횡령, 정치자금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윤씨는 2022년 4~8월 전씨를 통해 김건희씨에게 6천만원대 다이아몬드 그라프 목걸이와 샤넬 가방 2개를 전달하고, 그 대가로 △캄보디아 메콩강 개발사업 지원 △대통령 취임식 초청 △YTN 인수 등 통일교의 여러 현안을 청탁했다는 혐의 등을 받는다.
같은 날 구속된 전성배씨의 측근이자 특가법상 알선수재 혐의를 받는 피의자 이씨도 이날 재판에 넘겨졌다. 이씨는 전씨와 20년 넘게 알고 지낸 측근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이씨의 10여 년 전 사기 혐의 판결문에도 전씨의 이름이 등장하는데, 특검은 이씨가 일종의 '브로커' 활동을 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관련 기사: [단독]구속된 '건진의 절친', 검사장 등 '거짓 인맥'으로 사기)
건진법사 전씨는 지난 2022년 4~8월쯤 통일교 전 세계본부장 윤모씨로부터 김건희씨 선물용으로 샤넬 가방 등을 받고, 김건희씨에게 통일교 현안을 청탁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윤씨는 지난달 30일 청탁금지법 위반과 업무상 횡령, 정치자금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 영장이 발부됐다.
또한 전씨는 2018·2022년 지방선거 당시 실세 국회의원들을 통해 박 의원 등에 대한 공천 청탁을 했다는 의혹도 받는다. 특검은 전씨가 유력 인사들로부터 '기도비'를 명목으로 금품을 수수한 뒤 사실상 '정치 브로커' 노릇을 한 게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특검은 이날 윤정로 세계일보 부회장도 소환했다. 김건희씨와 측근 김예성씨, 건진법사 전성배씨에 이어 사건의 핵심 관련자를 전방위로 소환하며 수사에 박차를 가하는 모양새다. 특검은 이들을 상대로 각 의혹별 경위와 관계자들과의 관련성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