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와 국민의힘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18일 서거 16주기를 맞은 김대중 전 대통령 추모식에서도 신경전을 이어갔다.
정 대표는 내란의 완전 종식을 거듭 강조했고, 송 비대위원장은 포용과 관용의 정치를 외쳤다.
김대중평화센터는 이날 오전 10시 서울 국립서울현중원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 추모식을 열었다. 현장에는 민주당 정청래 대표와 국민의힘 송언석 비대위원장을 비롯한 여야 의원들이 여럿 모였다.
정 대표와 송 비대위원장은 이날 추모식 맨 앞자리에 나란히 앉았지만 악수나 대화 없이 냉랭한 분위기를 보였다. 두 사람은 지난 15일 광복절 경축식에서도 인사조차 하지 않았다. 정 대표는 취임 이후 줄곧 "악수는 사람하고 하는 것"이라며 국민의힘과 인사를 거부했고, 이에 송 비대원장 역시 "저도 사람과 대화한다"고 응수한 바 있다.
날선 신경전은 이날 추모사에서도 이어졌다. 정 대표는 "1980년 광주가 2024년 12·3 내란을 몰아냈다. 45년 전 5월이 오늘의 대한민국을 지켰다"며 "대통령께서 우리 곁을 떠나신지 벌써 16년이지만 고난 속에 피어난 인동초 같이 당신의 정신은 여전히 이 땅에 살아 숨쉬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주권주의는 정치적 수사가 아니다. 이미 우리 국토 곳곳 거리와 식당에 피어나 있다"며 "누가 우리 국민의 정치 의식이 낮다고 하겠나. 누가 완전한 내란종식 없이 이 사태를 얼버무릴 수 있겠나"라고 되물었다.
그러면서 "자신들의 뜻과 다른 결말을 수없이 봐온 국민들이다. 내란사태가 마무리됐다고 말할 수 있겠나"며 "오늘 당신이었다면 진정한 용서는 완전한 내란세력 척결과 같은 말이라고 했을 것이라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국민주권주의와 내란 종식을 언급한 정 대표의 추모사는 김 전 대통령의 정신을 추켜세우는 동시에 국민의힘을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송 비대위원장은 정 대표의 강경 기조를 의식한 듯 통합을 내세웠다.
그는 "김 전 대통령은 화합과 통합의 정치 그리고 국민과 국익을 위한 헌신의 정치를 해오셨다"며 "집권 여당이 야당을 대화의 상대방으로 인정하지 않고 말살해야 할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는 작금의 현실 앞에서 김 전 대통령의 포용과 관용의 정치가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보수와 진보, 여와 야를 넘어 국민의 마음을 하나로 모으고 미래로 나아가는 것이야말로 지금 우리 정치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책무라 생각한다"며 "다시 한 번 김 전 대통령의 통합과 화합, 포용의 정치에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