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민구단' 강원FC '정쟁구단 전락' 비판 불가피


2008년 강원도민들의 자긍심 고취와 지역 화합을 목표로 7만여 도민주의 참여 속에 출범한 강원FC가 2026년 홈 경기 개최지를 둘러싼 지역 간 갈등과 정치적 논란의 대상이 됐다.

13일 강원FC는 내년 홈경기 개최 신청 재공모를 마감한 결과 춘천시가 보이콧 입장을 유지하는 가운데 강릉시가 단독 신청해 창단 이래 최초로 '강릉 단독 개최'가 확정됐다고 밝혔다. 2009년부터 올해까지 춘천에서 매년 최소 2경기에서 최대 19경기까지 열렸으나 내년부터는 단 한 경기도 열리지 않게 됐다.

강원FC 측은 "공모 평가 기준을 '개최지원금' 단일 항목으로 정하고 모든 지자체에 동일한 조건을 제공했다"며 "추가 협의 없이 공모 결과에 따라 내년도 홈경기를 강릉시에서 개최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춘천시는 김병지 대표이사의 공식 사과 없이 공모 절차가 진행됐다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김 대표가 4월 기자회견에서 춘천시민에 대한 모독성 발언을 했고 5월 춘천시장에 대한 경기장 출입을 일방적으로 제한한 점에 대한 사과가 없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춘천시는 공식 입장문에서 "경과에 대한 시민과 축구팬에 대한 공식적이고 진정성 있는 사과가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하며 공모 방식의 본질적 하자와 편중 구조 또한 수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하반기 10개 경기를 최고 지원금을 낸 지자체에 집중 배정하는 규정은 도민구단 설립 취지인 상생과 분산 개최 원칙을 훼손하고 지자체 간 세금 경쟁을 부추기는 것"이라며 강력히 반발했다.

춘천시는 공식 사과와 함께 강원FC가 강원 축구 발전의 동등한 파트너로서 존중 원칙을 모든 절차와 운영에 명확히 반영할 것을 요구하며 이를 전제로 협의에 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갈등은 지역 정치권으로 확산되고 있다. 구단주인 김진태 강원도지사는 국민의힘 소속, 육동한 춘천시장은 더불어민주당 소속으로 내년 지방선거를 앞둔 양 진영은 강원FC 사태의 원만한 해결 대신 정치적 이해관계와 유·불리의 영역으로 신경전을 옮겨가는 모양새다.

국민의힘 소속 춘천시의원들은 성명을 통해 "예견된 사태가 현실이 됐다"며 "춘천시민의 스포츠 향유권과 강원FC에 대한 팬들의 기대를 저버렸다"고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 춘천시의원들은 "강원FC가 시민 혈세로 홈경기를 공모해 경쟁을 조장, 도민 분열을 초래하는 파행 운영을 택했다"며 구단주인 김진태 강원도지사의 책임있는 조치를 촉구하고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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