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고비보다 쎈 '마운자로' 상륙 비만약 전쟁 예고…가격 경쟁 '후끈'

한국릴리, 다음주 중 '마운자로' 국내 출시
저용량 공급가 28만원 예상…위고비 의식
위고비, 일부 가격 40% 인하하며 '맞불 작전'
체중 감량 효과 마운자로 더 강해…부작용은 주의해야

약국에서 관계자가 위고비, 삭센다를 설명하는 모습. 연합뉴스

일라이릴리의 비만치료제 '마운자로'가 다음주 국내 상륙한다. 국내에서 독주하던 노보노디스크의 '위고비'보다 효과가 강력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국내 비만약 시장이 재편될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긍정적이다. 마운자로가 20만원대 공급가로 출시될 것으로 보이자, 이를 의식한 위고비가 일부 용량의 가격을 최대 40%까지 낮췄기 때문이다. 향후 양사의 경쟁으로 비만약 가격이 대폭 내려갈지 관심이 쏠린다.

마운자로 28만원 다음주 출시…위고비, 가격 인하로 '맞불'


13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릴리는 비만약 마운자로(성분명 터제파타이드)를 다음주 중 국내 출시한다. 업계에서는 구체적으로 오는 18일 공급을 개시해 이르면 다음주 중순부터 병의원에서 물량이 풀릴 것으로 보인다.

용량은 2.5㎎(4주분)의 공급가는 약 28만원, 주요 유지 용량인 5㎎은 37만원 수준으로 책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향후 도입될 7㎎ 등 고용량은 50만원을 훌쩍 넘을 것으로 보인다. 우선 저용량을 20만원대에 풀어 낮은 가격으로 초기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미 지난해 10월 출시된 위고비의 점유율을 가져오기 위한 조치다.

그런데 노보노디스크의 위고비(성분명 세마글루타이드)가 기습 견제에 나섰다. 노보노디스크는 최근 용량별 차등가격제를 도입할 방침으로 전해졌다. 기존에는 용량이 달라도 펜당 공급가가 37만원2천원으로 일정했지만, 용량별로 가격을 차등화하겠다는 것이다. 시작 용량인 최저 용량에 40%대의 높은 할인율을 적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적용하면 저용량 공급가는 21만6천원으로 대폭 낮아진다. 마찬가지로 저용량인 마운자로 2.5㎎의 가격 약 28만원보다 훨씬 진입장벽이 낮아진 것이다. 이는 마운자로의 저용량 위주 판매 촉진에 맞서 맞불을 놓은 것으로 분석된다.

해당 가격은 제약회사가 유통업체에 제품을 공급할 때의 가격으로, 실제 구매할 때의 가격과는 차이가 있다. 두 약 모두 비만 치료가 목적일 경우 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소비자가 전액 부담해야 한다. 업계에서는 두 약 모두 저용량 기준 30만원 안팎으로 가격이 형성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 노보노디스크제약 관계자는 "한국 비만 환자들의 치료 지속성 및 접근성을 최우선 원칙"이라며 "이러한 원칙은 치료제의 출고가를 정하는 데에도 우선 적용된다"고 설명했다.

마운자로 체중 감량률 22.5%로 위고비 14.9% 앞서


마운자로. 한국릴리 제공

단순 체중 감량률만 놓고 보면 수치 상 마운자로가 위고비에 앞선다.

마운자로는 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수용체와 GIP(위 억제 펩타이드) 수용체를 동시에 자극하는 이중작용제다. 이 때문에 GLP-1 단일 작용제인 위고비보다 체중 감소 효과가 큰 것으로 평가된다.

일라이릴리에 따르면, 마운자로는 임상에서 72주 투여 시 최대 22.5%의 체중이 감소하는 효과가 나타났다. 이는 68주 투여 시 14.9% 체중이 감소한 위고비보다 높은 수치다.

유럽비만학회(ECO)에서 발표한 임상에서도 마운자로 투여군은 평균 체중 21.1%를 감량했고, 위고비 투여군은 15.1% 감량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사협회지 내과' 연구에 따르면, 2022년~2023년 미국 의료기관에 등록된 환자 중 1년 내 5%, 10%, 15% 이상 체중을 줄인 비율을 보면 위고비보다 마운자로 복용 환자가 높았다.

이같은 효과로 마운자로는 최근 미국 시장에서 점유율을 급속도로 높이고 있다. 마운자로는 미국 GLP-1 계열 비만 치료제 시장에서 점유율 57%를 차지하며, 노보노디스크와의 격차를 14.5%p까지 벌렸다.

부작용 보고돼 주의해야…"시장 점유 상황 지켜봐야"


그러나 두 약의 부작용이 다양하게 보고되고 있어, 단순히 체중 감량 효과만으로 시장에서의 우위를 전망하기는 힘들다. 개별 환자의 상태에 따라 추천되는 비만 치료제가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두 약물의 공통적인 부작용으로는 메스꺼움, 구토, 설사, 변비 등 위장관 증상이 발생할 수 있다. 복통·소화불량·탈수도 보고되며 장기 복용 시 드물게 장폐색 가능성이 있다. 담낭질환과 췌장염 위험도 존재한다. 최근에는 망막병증이나 시신경질환과 같은 안질환 발생에 일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특히 미국 식품의약청(FDA)과 대한비만학회에 따르면, 위고비를 복용한 환자의 30~40%가 이같은 위장관 부작용을 경험한 것으로 파악됐다. 마운자로를 복용했을 때에도 이같은 위장관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지만, 위장 이상으로 복용을 중단한 구체적인 경우는 마운자로(2.7%)가 위고비(5.6%)보다 낮게 보고됐다. 다만 마운자로의 경우 GLP-1와 GIP(위 억제 펩타이드) 수용체를 동시에 자극하다보니 부작용도 복잡적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통화에서 "임상 결과라고 하더라도 용량 별로 체중 감소 효과가 상이할 수 있고 하고 환자들이 각각 유의해야 할 부작용이 다르기 때문에 어디가 우위에 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며 "위고비로 효과를 보고 있는 소비자들이 당장 마운자로로 갈아탈지도 미지수"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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