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고향 한국에서 은퇴하겠다"는 라건아, '케데헌'에도 관심

대구 한국가스공사의 라건아, 마티앙, 강혁 감독. 노컷뉴스

라건아는 2024년 KBL 챔피언이다. 부산 KCC의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이끌었다. 그게 라건아가 KBL 경력의 마지막 순간이 되는 듯 했다. 2024-2025시즌에는 새로운 소속팀을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대구 한국가스공사가 손을 내밀었다. 지난 플레이오프에서 돌풍을 일으켰던 외국인 선수 만콕 마티앙과 재계약한 한국가스공사는 나머지 한 자리를 라건아로 채웠다. 라건아의 KBL 13번째 시즌이 오는 10월 막을 올린다.

라건아는 지난해 한국을 떠나는 과정에서 2024년 종합소득세 납부를 내지 않았다. 한국에서 뛰기 위해서는 상당한 금액을 세금으로 내야 한다. 세금 처리와 관련해 전 소속팀 KCC 등과 엮여있는 상황에서 라건아는 본인이 직접 책임지겠다는 의사를 밝힌 상태다.

이유는 분명하다. 라건아는 12일 오후 대구 실내체육관 구단 클럽하우스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한국에서 선수 생활을 마무리하고 싶다"고 밝혔다.

라건아는 "대학을 졸업하고 만약 미국프로농구(NBA)에 가지 못한다면, 해외 여러 나라에서 뛰는 것보다는 한 나라에 정착해 선수 생활을 끝내겠다는 계획이 있었다. 한국에 처음 왔을 때 엄청난 환영을 받았고 신인 때부터 뛰었던 곳이라 여기서 끝내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세금과 관련해서는 곧 납부할 예정으로 "지금은 시즌 준비만 신경쓰고 있다"고 강조했다.

라건아는 "예전에 모비스 소속으로 윌리엄 존스컵 대회에 나간 적이 있다. 그때 구단 마크가 아닌 태극마크를 달고 다른 대표팀 선수들과 경쟁했다. 그때 처음으로 애국심을 느꼈고 그 심정을 공개적으로 이야기 했는데 귀화 절차가 추진됐다. 그래서 이렇게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 굉장히 의미가 크다. 내 딸도 여기서 태어났다"고 말했다.

기자회견을 하면서 "한국은 제2의 고향"이라고 여러 차례 언급한 라건아는 "예전에 뛰었던 구단들의 경우 숙소와 홈 구장이 너무 멀어서 가족들이 홈 경기에 많이 오지 못했다. 이제는 대구 홈 경기에 많이 올 수 있고 가족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 같아서 좋다"고 덧붙였다.

계속된 한국 사랑 표출에 "두 유 노우" 스타일의 질문을 던져봤다. 혹시 넷플릭스의 인기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를 봤냐고 물었다. 라건아는 영화를 안 봤다면서도 "혹시 영어 자막이 있느냐"고 관심을 보였다. K팝에 관심이 있을 법한 연령대의 딸 레아는 알 수도 있다는 관계자의 말에 환하게 웃으며 "그럼 한 번 확인해보겠다. 영화를 보게 되면 소감을 들려주겠다"며 웃었다.

라건아는 2012년 울산 모비스(당시 구단명)에서 KBL 경력을 시작해 서울 삼성, 현대모비스, KCC 구단을 거치며 KBL의 간판급 선수로 활약했다. 특별 귀화 선수로서 국가대표팀에서도 활약했다. 그럼에도 KBL에서는 외국 선수로만 뛰었다. 귀화 당시에는 추후 국내 선수 자격을 부여한다는 이야기가 있었지만 이뤄지지 않았다. 여기에 대해서는 "귀화 선수를 또 데려오려면 약속을 잘 지켜야 한다"고 짧고 굵게 한 마디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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