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 대표 관광지 아닌가요? 악취가 진동해서 잠깐도 있기 힘들어요."
12일 오전 찾은 강원 춘천시 근화동 소양강 스카이워크와 소양강 처녀상 주변 소양강 일대는 썩은 냄새로 가득했다.
산책로를 따라 강가로 내려가자 플라스틱과 스티로폼 조각, 폐비닐, 수초, 나뭇가지가 뒤섞여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어두운 녹색으로 변한 강물은 소양2교부터 스카이워크까지 약 500m가 넘게 긴 띠를 이루고 있었다.
소양강 처녀상과 주변 오리보트 승선장, 선박 주변은 특히 심각했다. 부유물에 둘러싸인 채 코를 찌르는 악취가 진동했고, 산책로를 지나던 시민들은 손수건으로 코를 막은 채 발걸음을 재촉했다.
평일 오전에도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졌지만, 무더위와 악취에 표정은 굳어 있었다.
인천에서 온 관광객 정모씨는 "가족들에게 적극 추천해 온 여름 휴가인데 처음 도착한 관광지가 이렇게 엉망이라서 실망스럽다"며 "꼭 한번 오고 싶었던 곳인데 추억은커녕 다시 오지 않고 싶다"고 말했다.
자전거로 매일 이곳을 찾는 한 주민은 "언제부턴가 강이 쓰레기로 가득 찼다"며 "관광객이 많은 곳인데 하루빨리 조치를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번 현상은 집중호우로 상류에서 떠내려 온 부유물을 수거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는 게 춘천시 설명이다.
시는 지난달 중순부터 약 50톤의 부유물이 유입된 의암호 일대를 시작으로 긴급 정비 작업에 착수했으며, 떠내려가지 않게 하기 위해 수면에 줄을 설치해 놓은 상태다.
강원기상청에 따르면 지난달 13일부터 이날까지 춘천지역에 내린 비의 양은 363㎜로 기록됐다.
그러나 여름 휴가철 한복판에 유명 관광 명소 두 곳이 악취와 쓰레기에 덮여있어 주변 미관과 관광지 이미지 훼손 우려도 커지고 있다.
시 관계자는 "많은 비가 내린 탓에 흩어진 쓰레기를 가장 자리로 모으는 작업을 하면서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며 "해당 장소를 우선적으로 치우는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