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터' 컴백 키, 첫 美 투어…"아직 뭔가 새로 할 수 있어서 들떠"[현장EN:]

샤이니 키가 세 번째 정규앨범 '헌터' 기자간담회를 서울 광진구 풀만 앰배서더 서울 이스트폴에서 열었다. 연합뉴스

"나는 좋아 난 멋져" "잘하고 있어 난 이겨내고 있어" 등의 가사로 특히 직장인들의 공감을 샀던 '굿 앤 그레이트'(Good & Great)에는 "뭉툭해진 나를 느낀 건 세상 위에 내가 많이 쓰인 것"이라는 구절도 있다. 2008년 그룹 샤이니(SHINee)로 데뷔한 후 그룹은 물론 솔로 가수, 배우, 예능인, 광고 모델까지 1인 다역을 소화 중인 키에게 맞춤한 가사로 읽힌다.

요즘 가장 바쁘게 활동 중인 연예인 중 한 명인 키가 세 번째 정규앨범 '헌터'(HUNTER)를 오늘(11일) 발매한다. 정규앨범으로는 '가솔린'(Gasoline) 이후 3년 만이다. 지난 9~10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SM엔터테인먼트 합동 공연 '에스엠타운 라이브 2025'(SMTOWN LIVE 2025) 무대에서 신곡 '헌터' 무대를 최초 공개해 좋은 반응을 얻었다.

처음부터 공연까지 염두에 두고 시작한 앨범이었기에, 키는 '헌터'를 통해 새 투어 '2025 키랜드 : 언캐니 밸리'(2025 KEYLAND : Uncanny Valley)를 개최한다. 솔로 데뷔 후 처음으로 미주 투어도 진행한다. 데뷔 18년 차임에도 쉴 새 없이 활동 폭을 넓히고 있는 키가 11일 오후 3시 서울 광진구 풀만 앰배서더 서울 이스트폴에서 정규 3집 발매 기념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재재가 MC를 맡았다.

이번 앨범 핵심 콘셉트는 '호러'다. 키는 "제 솔로 앨범 작업하시는 분들이 제 성향을 아시나 보다. 큰 아이디어를 줬는데 어떤 분이 나폴리탄 괴담, 구글맵 괴담 등 괴담으로 풀면 어떻겠냐고 했고, 프로모션 방향으로 쓰면 굉장히 '불쾌한 골짜기'(인간이 로봇이나 인간이 아닌 것들에 대해 느끼는 감정)를 살릴 수 있겠다는 의견이 있었다. 너무 감사하게도 여러 의견이 모였다"라고 설명했다.

키가 정규앨범을 내는 것은 약 3년 만이다. SM엔터테인먼트 제공

정규 3집은 총 10곡으로 이루어져 있다. 키는 "타이틀곡도 비교적 빨리 만났다"라며 "저는 공연할 상상을 많이 하면서 수록곡을 골랐다. 장르도 굉장히 다양하고 순서대로 듣는 재미가 있는 앨범"이라고 소개했다.

웅장한 베이스와 묵직한 킥 사운드에 리드미컬한 기타 리프, 다양한 신스 패드가 조화를 이룬 댄스곡 '헌터'가 타이틀곡이다. 키는 "처음에는 이 콘셉트(공포) 하기에 좀 밝나 싶긴 했는데 오히려 그 부분이 조금 약간 묘한 포인트가 될 수 있어서"라며 "예전에 듣던 팝 같은 음악에 입히는 게 되게 재밌을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배드 러브'(Bad Love) '가솔린' 등의 곡을 연달아 낸 것과 관련해, 키는 "너무 전투적인 것만 하는 것 같아서 '굿 앤 그레이트'로 밝은 것도 해 보고, '플레저 숍'(Pleasure Shop)도 마일드했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하다 보니까 성에 안 차더라. 하고 싶은 거 해야겠다 해서 녹음실에서 데모 들었을 때 '이거 해야겠다!' 했다. 오래 참았다"라고 웃었다.

공포스럽고 괴기스러운 분위기가 짙은 뮤직비디오에서, 키는 '헌터 키'와 '리얼 키' 두 가지 역을 연기했다. 그는 "분열된 싸움, (나와) 다른 나와의 다툼 이런 걸 어쩔 수 없이 다루게 된다"라며 "딱히 좀비, 귀신, 어떤 나라에 있는 괴수를 하고 싶었던 게 아니고 그냥 '이상하게' 보였으면 했다"라고 전했다.

키 정규 3집 '헌터' 콘셉트 사진. SM엔터테인먼트 제공

왜 '이상하게' 보이고 싶었을까. "제가 이상한 거에 꽂힌 이유는"이라고 운을 뗀 키는 "에너제틱하고 하늘하늘한 것에서 제가 굉장히 에너지를 받았다. 청량하고 건강한 에너지를 많이 받았는데 저는 (그걸) 조금 이상한 데 쓰고 싶은 거다. 항상 좀 트위스트 된(비틀어진) 걸 하고 싶어서, 이 신에 요런 뮤직비디오도 있다, 하는 청개구리 같은 마음이 들었던 것 같다"라고 밝혔다.

특별히 정규앨범을 준비한 이유로는 '팬'들을 언급했다. 키는 "사실 이 시대는 뭐 미니나 정규나 큰 의미가 없다, 싱글도 그렇고. 정규라서 막 예전처럼 무슨 6개월 활동하고 이런 시기가 아니기 때문에 큰 의미는 없다"라고 우선 전제했다.

이어 "팬분들이 가장 좋아하시는 지점은 (정규는) 새로 발매됐을 때 열 곡이나 들을 노래가 생기고 공연에서 새로 볼 무대가 열 곡 생긴다는 것"이라며 "사실 팬들 말고는 정규를 낼 의미가 정말 없다. 정말 선물 같은 걸 안겨주고 싶었다"라고 부연했다.

'헌터' 앨범을 준비하던 와중에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K-Pop Demon Hunters)가 전 세계적인 인기를 끈 것도 '예상치 못한 우연이었다. 키는 "'케이팝 데몬 헌터스'가 나올지 몰랐다. '골든'(Golden)도 고음 챌린지가 굉장히 화제이지 않나"라며 "지금 헌터라는 워딩이 익숙해졌을 때 요거(앨범) 나오는 것도 참 감사하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키는 이번 앨범과 노래를 통해 무언가 '이상한 것'을 표현해 보고 싶다고 말했다. SM엔터테인먼트 제공

수록곡 '스트레인지'(Strange)와 '라벤더 러브'(Lavender Love) 음원 일부를 함께 감상하는 시간도 있었다. "좀 새롭게 해 봤다. 고음역 (노래) 한번 해 보고 싶었는데 이게 정말 음이 높다"라고 '스트레인지'를 소개한 키는 "후렴 부분에 엄청 높게 지르는 게 있는데 ('케데헌' 인기를) 타고 가볼 수 있을까 하고 생각했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총 10곡 중 마지막에 나오는 곡은 '라벤더 러브'다. 공연 말미, 공연장에 흩날리는 콘페티를 연상했다는 키는 "앨범의 마지막은 이 노래를 향해 달려가는 걸 상상했다"라며 "테마, 콘셉트 다 좋지만 이렇게 마음 한켠이 찡해지는 노래를 마지막에 좀 넣고 싶었다. 이 앨범 전체가 공연의 흐름처럼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라고 전했다.  

타이틀곡 '헌터' 뮤직비디오를 보고 "저도 굉장히 만족스러운 결과물이 나와서 후회가 없다"라고 한 키에게 앨범 전반에서 또 만족하는 부분이 있는지 물었다. 그는 "음악은 당연히 1번이고 의상, 그리고 뮤직비디오, 그리고 피지컬 앨범(실물 음반)을 가장 중요시 생각한다"라며 "UV 라이트가 구현된 힘 있는 피지컬 앨범이 나왔다는 게 좋다"라고 답했다.

그러면서도 이내 "사실 100은 없다. 100% 만족은 없다. 저는 의상이 하나 더 있었으면 했지만 정말 주어진 거 안에서는 만족스럽게 나온 거 같다"라고 덧붙였다.

키가 취재진 질문에 답하는 모습. SM엔터테인먼트 제공

키는 '헌터' 앨범 발매 후 솔로로는 처음 미주 투어를 돌 예정이다. "미주 투어 될 때 해야 한다"라고 웃은 키는 "늘 미국 자주 가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그는 "제 군대와 코로나로 인해 시간이 붕 떴던, 해외 팬들을 자주 못 뵀던 시간이 있었는데 기회가 됐을 때 가서 라디오 등 거기의 시스템을 경험해 보고 싶다. 아직도, 제 연차에도 제게 뭔가 새롭게 해볼 수 있다는 기대에 들떠있다"라고 강조했다.

"지금 쉬지 않고 할 수 있는 거는 지난날들, 이걸 못 해 왔던 시기가 있었기 때문에 그냥 할 수 있을 때 정말 최선을 다해서 즐기면서 하고 있는 거 같아요. 너무 감사해요, 불러주시는 데가 많아서. 너무 재밌고 저는 데뷔했을 때부터 이렇게 하고 싶었기 때문에 그런 기억들이 제가 지금도 지치지 않는 에너지원이 되어주는 거 같아요. 늘 하고 싶은 걸 하고 있으니까, 할 수 있을 때 하고 싶어요."

키의 세 번째 정규앨범 '헌터'는 오늘(11일) 저녁 6시 각종 음악 사이트에서 공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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