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7월 서울 도심에서 9명의 사망자를 포함해 10여 명의 사상자를 낸 시청역 역주행 사고 운전자가 2심에서 금고 5년을 선고받았다. 1심이 각 피해를 별개의 범죄로 보고 처벌 상한인 금고 7년 6개월을 선고했던 것과 달리 2심은 이같은 논리를 받아들이지 않아 형량이 줄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5-1부(소병진·김용중·김지선 부장판사)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치사·치상) 혐의로 구속기소 된 차모(69)씨에게 금고 7년 6개월이 선고된 1심을 뒤집고 금고 5년을 선고했다. 금고는 징역과 같이 교도소에 수용하지만, 노역을 수반하지는 않는다.
재판부는 "과실로 9명이 사망하고 5명이 상해를 입는 돌이킬 수 없는 중대한 결과가 발생했다"며 "유족들에게 지급된 보험금만으로는 이 사건으로 발생한 피해가 온전히 회복됐다고 보기 어렵다. 법이 허용하는 처단형의 상한을 선고한다"고 밝혔다.
차씨는 지난해 7월 1일 오후 9시 26분쯤 시청역 인근 웨스틴조선호텔 지하 주차장에서 차를 몰고 빠져나오다가 역주행하며 인도로 돌진해 9명이 숨지고, 5명이 다치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2심 재판부가 차씨의 행위는 상상적 경합에 해당한다고 판단하면서 형이 줄었다. 쟁점은 각각의 피해자에 대해 차씨가 일으킨 사고를 별개의 범죄로 볼 것인지, 한 번의 행위가 여러 범죄에 해당하는 경우로 볼 것인지였다.
하나의 행위가 여러 범죄에 해당하는 '상상적 경합'은 가장 무거운 죄에 정한 형으로 처벌되기에 금고 5년이 상한이 되지만, 각각 별개 범죄인 '실체적 경합'에 해당하면 형량의 2분의 1까지 가중할 수 있어 1심과 같이 징역 7년6개월을 선고할 수 있었다.
차씨는 수사 단계부터 재판에 이르기까지 급발진을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이같은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2심은 "피고인이 가속 페달을 제동 페달로 오인해서 밟은 과실로 (사고가) 발생했다고 봄이 타당하고, 차량 결함에 따른 급발진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