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6일 정성호 법무부 장관과 접견한 자리에서 건넨 첫 말은 "저는 오늘 사람과 악수했다. 장관님과 악수하고 대화하니 너무 기쁘다"였다. 송 비대위원장은 이날 오후 국회 본관 원내대표실에서 자신을 찾은 정 장관과 손을 맞잡고 이같이 말했다.
전후 맥락 없이 들으면 다소 뜬금없어 보이는 이 인사말은 하루 전 '야 4당'을 연이어 예방하면서, 제1야당인 국민의힘은 '패싱'한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를 향한 뒤끝에서 비롯됐다.
앞서 지난 2일 신임 당대표로 선출된 정 대표는 전날 우원식 국회의장과 김민석 국무총리, 조국혁신당·진보당·사회민주당·기본소득당을 상견례차 찾았다. 다만 방송3법과 노란봉투법 등을 두고 대치 중이었던 국민의힘 측에는 지도부 예방을 따로 요청하지도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취임 일성으로 '계엄 사과·반성이 없는 이들(야당)과는 악수도 하지 않겠다'고 밝힌 정 대표의 소신이 반영된 행보라는 게 중론이다. 실제로 정 대표는 당일 유튜브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 출연해 이러한 강성 노선을 재확인했다. 그는 "불법 계엄 내란에 대국민 사과와 진솔한 석고대죄가 기본으로 있어야 (한다). 악수도 사람하고 하는 것"이라고 쐐기를 박았다.
이에 송 위원장은 KBS라디오 인터뷰에서 "새로 선출되면 (상대 당) 원내대표에게 찾아가는 것이 일반적인 관례였는데 그를 다 무시하겠다는 것은 '포용과 공존'이란 생각이 정 대표 머리엔 없는 게 아닌가"라며 "소인배처럼 하지 말고 대인(배)처럼 좀 했으면 좋겠다"고 상한 감정을 드러냈다.
송 위원장은 이날 정 장관에게 '차명 주식거래 의혹'으로 법사위원장직 사퇴와 함께 민주당을 탈당한 이춘석 의원과 관련, 철저한 수사를 당부하기도 했다. 송 위원장은 "오늘 아침에 보니 이재명 대통령께서 조속하고 엄정한 수사를 지시하셨다고 하더라. 정말 공평무사하고 엄정한 수사가 진행될 수 있도록 장관님이 살펴주시길 부탁드린다"고 했다.
정 장관은 당정의 '검찰 개혁'에 속도 조절을 주문한 송 위원장에게 "국민이 편안하고 안전한 개혁이 돼야 한다는 데 대해 저도 (송 위원장과) 같은 생각"이라며 "여야 의원과 충분히 대화하고 소통하겠다. 제1야당에서도 국민 목소리를 잘 전달해달라"고 화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