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태주 시인의 대표 시를 인공지능(AI)과 함께 읽고 대화한 내용을 기록한 책 '나태주 시, AI에게 묻습니다'가 출간됐다.
책은 중학교 영어 교사이자 작가인 김예원이 나태주 시 40편을 챗GPT에게 입력하고, 시에 대한 감상과 반응을 대화 형식으로 엮은 내용이다.
책은 크게 네 부분으로 구성됐다. 나태주의 시 전문, AI와 저자의 문답, 저자의 개인 감상인 '사람의 말', 독자가 AI에게 질문을 써볼 수 있는 '나의 질문들' 코너로 나뉜다. 전통적인 시 해설 방식이 아닌, 대화 중심의 접근을 시도한 점이 특징이다.
저자는 챗GPT에게 "이 시를 읽고 어떤 느낌이 들었는지", "가장 위로를 받을 사람은 누구일지", "이 시가 말하고자 하는 핵심은 무엇인지" 등을 중학생 수준의 질문으로 던졌다. 이에 대해 AI는 시의 핵심 감정이나 메시지를 포착하고, 스스로의 감정적 반응을 문장으로 표현했다.
대표적인 예로, '풀꽃'을 읽은 챗GPT는 "짧지만 마음이 따뜻해지는 시"라며 "무심코 지나치기 쉬운 존재의 아름다움을 일깨워준다"고 답했고, "고마워서 눈물이 날 것 같다"는 감상도 곁들였다. '들길을 걸으며'를 읽고는 르누아르 화풍에 빗댄 이미지 묘사도 시도했다.
책의 실험적 의미는 인간이 쓴 시를 AI가 어떻게 '감정적으로 수용할 수 있는가'에 대한 탐색이다. 챗GPT는 단순 요약이 아닌 정서의 흐름과 상징을 감지해 반응하며, 이는 문학과 기술이 감각적으로 교차하는 사례로도 주목된다.
저자는 "AI의 답변에서 감정적 온기를 느꼈고, 오히려 내가 몰랐던 감정을 짚어준 순간도 있었다"고 밝혔다. 나태주 시인 역시 "AI가 인간은 아니지만, 그 안에 인간적인 배려가 담겨 있는 것이 놀라웠다"고 말했다.
나태주·김예원 지음 | 더블북 | 288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