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에서 열리는 '2025 현대세계양궁선수권대회' 개막이 30일 앞으로 다가왔다. 조직위원회는 경기장 보강, 수송·숙박 준비, 자원봉사자 발대식, 친환경 프로그램 운영 등 대회 전반에 걸쳐 막바지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하지만 기대를 모았던 북한 선수단의 참가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돼 아쉬움을 남긴다.
5일 '광주 2025 현대세계양궁선수권대회 조직위원회'에 따르면 오는 9월 5일부터 열리는 이번 대회는 90여 개국, 1300여 명의 비장애인·장애인 선수가 참여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양궁 축제다. 특히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상징인 5·18민주광장에서 결선 경기가 펼쳐지는 점에서 그 의미가 더욱 크다. 광주시는 이번 결선 무대를 통해 '민주·평화·화합'의 도시 이미지를 세계에 다시 한번 각인시킬 계획이다.
현재까지 전체 유료 좌석 4888석 중 약 2천장이 판매됐다. 종일권은 모두 매진됐으며, 일부 결선 경기는 좌석이 거의 남지 않은 상황이다. 남구 주월동 광주국제양궁장에서 펼쳐지는 예선 경기는 무료로 개방되며, 동구 5·18민주광장에서 열리는 결선은 오전권, 오후권, 종일권으로 나눠 유료 운영된다. 결선 경기는 9월 7일부터 12일까지 6일간 이어진다.
광주시는 대회의 국제적 상징성과 도시 브랜드를 강화하기 위해 북한 선수단 초청도 지속 추진 중이다. 앞서 통일부로부터 대북 접촉 승인을 받은 조직위는 세계양궁연맹(WA)과 대한양궁협회를 통해 북한 측에 공식 초청 의사를 전달했다. 그러나 아직까지 실질적인 응답은 없는 상황이다.
조직위는 북한의 참가 가능성을 끝까지 열어두고 대회를 준비할 방침이다. 북한은 과거에도 국제대회 참가를 막판에 결정한 전례가 있다.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등에서 선수단 파견과 공동 입장을 통해 국제적 관심을 모은 바 있다.
조직위는 참가 선수단의 편안한 체류와 원활한 경기 준비를 위해 숙박, 수송, 식사 등 운영 전반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선수단의 쾌적한 숙박 환경을 위해 광주 지역 12개 호텔, 총 800여 객실을 확보했으며, 각 호텔에서는 경기력 향상을 위한 균형 잡힌 식단을 제공할 예정이다. 특히 장애인양궁선수권대회 참가 선수단에게는 예·본선 경기장 내에서 점심을 제공함으로써 이동에 따른 불편을 최소화하고 편의성을 높였다.
수송 부문도 철저히 준비되고 있다. 인천국제공항에서 광주까지의 이동 시간을 최소화하기 위해 국가별 입국 대기시간 조정과 신속한 수송 지원이 이뤄진다. 경기 일정에 따라 수송 계획도 탄력적으로 운영된다. 세계양궁선수권대회 기간 동안에는 총 372대의 버스가, 장애인양궁선수권대회 기간에는 총 184대의 버스가 각각 12일, 11일간 운영돼 선수단의 이동을 책임진다. 특히 장애인 참가자를 위해 휠체어 리프트가 장착된 특장차량도 별도로 투입될 예정이다.
조직위는 폭염과 안전사고에 대비해 진출입 동선 관리, 폭염 쉼터 설치 등 현장 대응 계획도 마련했다. 장애인 관람객을 위한 휠체어 전용 구역도 운영된다. 대회의 흥행과 시민 참여를 높이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도 마련됐다. 입장권은 오는 8일까지 20% 할인된 가격으로 사전 예매가 가능하며, 대회 마스코트 '에피(E-Pea)'가 새겨진 영원우표도 'D-30'인 6일부터 사전 판매에 들어갔다. 에코백 만들기, 폐플라스틱 열쇠고리 제작 등 친환경 체험 부스도 운영된다. 선수들에게는 일회용 생수 대신 종이팩 음료와 텀블러가 제공된다.
양궁 저개발국 10개국 15명의 선수에게는 항공료, 숙박, 장비 등을 전액 지원하는 프로그램도 운영돼 국제 스포츠 협력에도 기여하고 있다. 오는 11일에는 300여 명의 자원봉사자가 참여하는 발대식도 열릴 예정이다. 자원봉사자들은 경기 운영, 안전관리, 통역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하게 된다.
광주세계양궁대회조직위원회 이연 사무처장은 "5·18민주광장에서 대회를 여는 것은 평화와 인권의 가치를 세계에 다시 알리는 상징적 선택"이라며 "이번 대회는 단순한 스포츠 이벤트가 아니라, 광주의 가치를 세계에 알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광주시민들의 관심과 참여가 성공적인 대회를 만드는 원동력인 만큼, 현장에서 뜨거운 응원을 보내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