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의 절반은 운이라 생각했는데…" 디오픈 관전 후 영감 받은 배소현

배소현. KLPGA 제공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는 지난 7월13일 하이원리조트 여자오픈 이후 2주 휴식기에 들어갔다.

배소현은 디오픈을 보기 위해 영국으로 향했다. 혹서기를 앞두고 꿀맛 같은 휴식이 필요한 시점이었지만, 휴식 대신 세계 최고의 골퍼들이 출전하는 디오픈 관전을 선택했다. 디오픈이 열리는 영국 북아일랜드의 로열 포트러스 골프클럽 앞에 숙소를 잡고 하루 종일 최고 골퍼들을 지켜봤다.

디오픈이 끝나고 한국으로 들어왔고, 7월31일부터 시작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오로라월드 레이디스 챔피언십에 출전했다.

영국에 다녀오느라 정상 컨디션이 아니었다. 목표는 컷 통과. 하지만 배소현은 초대 챔피언에 올랐다.

배소현은 지난 3일 강원도 원주 오로라 골프&리조트(파72)에서 끝난 오로라월드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 최종 19언더파를 쳐 정상에 올랐다. 올해 KLPGA 투어에서 나온 첫 30대 챔피언이다.

배소현은 늦깎이 스타다. 2011년 10월 프로가 됐지만, KLPGA 투어 무대를 밟기까지 6년이 걸렸다. 우승과 거리가 있었고, 다시 2부로 내려가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해 5월 E1 채리티 오픈에서 154번의 도전 끝에 첫 우승을 차지했다. 이후 2승을 더 거두며 공동 다승왕에 올랐다.

올해 조금 주춤했다. 14개 대회에 출전해 두 차례 톱10 진입에 그쳤다. 하지만 디오픈 관전 후 영감을 얻었고, 곧바로 우승까지 차지했다.

배소현은 "디오픈 갤러리로 갔는데 쉬어본 것이 처음이라 걱정이 됐다. 하지만 시야를 넓힌 경험을 하면서 기대도 됐다"면서 "중심축이 흔들리는 선수가 없어서 그 부분을 캐치해서 백스윙 동작을 교정했다. 1라운드 때는 스스로도 어색했는데 2라운드부터 자신 있게 치자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배소현. KLPGA 제공

무엇보다 골프에 대한 생각 자체가 바뀌었다. 스코티 셰플러(미국),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를 보면서 배운 점도 있었다.

배소현은 "사실 디오픈에 가기 전 골프가 절반은 선수의 몫, 절반은 운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가서 보니까 선수 영역이 더 많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동안 골프를 안일하게 대했다고 느꼈다. 대회장 바로 앞에 숙소를 얻고, 하루 종일 선수들의 연습과 경기를 보면서 내가 골프를 정말 좋아한다는 사실도 느꼈다"면서 "매킬로이 인터뷰를 보면서 '이런 선수도 부담을 느끼는데 나도 받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셰플러의 연습 루틴이나 기본을 지키는 모습을 보면서 내가 지켜야 할 것은 무엇인지도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일단 제주삼다수 마스터스는 쉬어갈 계획이다. 이어 메인 스폰서 대회인 메디힐-한국일보 챔피언십이 열리기 때문이다.

배소현은 "메디힐-한국일보 챔피언십에서 좋은 성적을 내는 것이 1차 목표라 다음 주는 쉬기로 했다"면서 "하반기에 타이틀 방어(KG 레이디스 오픈)도 하고 싶고, 메이저 대회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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