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을 만한'' 선발투수가 빠진 두산의 이번 시즌을 고민하는 것은 두산 김경문 감독뿐만이 아니다. 플레이오프에서 맞대결할 SK 김성근 감독도 이유는 다르지만 걱정을 거들고 나섰다. 김성근 감독은 두산의 ''들쑥날쑥 투수진''을 경계하고 있었다. ''현미경'' 야구로 분석해도 이를 벗어나는 ''예측 불가능성''이 ''지략가'' 김성근 감독의 가장 큰 고민거리다.
김성근 감독은 6일 문학구장에서 진행된 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에서 두산의 약해진 투수력이 오히려 SK가 힘들어지는 이유라고 꼽았다.
지난 2년 간 한국시리즈에서 맞대결할 당시 두산에게는 리오스, 랜들이라는 특급 에이스가 있었다. 하지만 이번 시즌 두산이 1차전 선발로 내세운 것은 금민철. 이번 시즌 7승 2패 평균자책점 4.43으로 나쁘지 않은 성적을 냈고 롯데와의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도 6이닝 6피안타 무실점의 놀라운 투구 내용으로 팀 승리를 이끌었지만 ''특급에이스''라는 칭호를 붙이기에는 부족하다.
금민철을 가장 중요한 1차전 선발로 기용할 만큼 두산은 이번 시즌 ''선발투수 난''에 허덕였다. 단기전은 선발투수의 컨디션이 승패를 크게 좌우할 만큼 중요하지만 SK 김성근 감독은 "예측하기가 어렵다"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김성근 감독은 "지난 2년은 두산에 확실한 투수가 있어서 오히려 생각하기 쉬웠는데 올해는 거꾸로 힘들다"며 "금민철도 이번 시즌 갑자기 나타나서 우리가 고생한 적이 있다. 우리가 예측하고 생각하기 어려운 것이 두산의 선발 투수라 위협적"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금민철은 이번 시즌 SK와의 경기에 총 7차례 나와 1승을 가져갔고 25.2이닝 동안 6실점으로 평균자책점 1.75라는 좋은 성적을 냈다.
두산의 준플레이오프 선발 투수는 니코스키-금민철-홍상삼-김선우였다. 이중 니코스키는 부상으로 플레이오프에 나오지 않는다. 김성근 감독은 1선발로 예고된 금민철이나 홍상삼, 김선우 외에도 또다른 ''깜짝 선발''이 있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만일 두산이 SK가 예측할 수 없는 선발투수를 낸다면 준비되지 않은 상황에 SK 타자들이 당황할 수도 있다는 것이 김성근 감독의 설명이다.
그러나 두산이 플레이오프 엔트리에 적어낸 투수는 모두 12명이다. 이들 중 누구라도 선발로 나설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김성근 감독은 분명 모든 투수를 현미경으로 분석할 터. 김성근 감독은 예측 불가능하다는 두산의 선발을 꿰뚫어 볼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