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를 필사적으로 등 치는 미국…마스가에 끌릴 수밖에, 쇠락 중이라서[경제적본능]


트럼피즘의 등장은 쇠락하는 미국의 자화상

트럼프 현상의 본질은 '강한 미국'을 외치지만, 실상은 예전 같지 않은 미국의 위상과 팍팍해진 내부 사정의 반영이다. 미국은 2차 대전 이후 세계 GDP의 절반을 차지하던 시절과 달리, 이제 25%로 줄어들었다. 지갑이 얇아진 미국은 동맹에게 "이젠 너희도 내놔"라고 요구하는 단계에 이르렀다.

바이든이 '화장한' 미국이었다면, 트럼프는 '민낯'의 미국

바이든은 '가치 동맹'이라는 외피로 동맹국들에게 일종의 역할 분담을 요구했지만, 트럼프는 노골적으로 동맹둑들에게 돈을 요구하며 하드파워의 민낯을 드러냈다. 바이든은 동맹에게 "그동안 내가 밥을 많이 샀으니 너도 한번 사는 게 어때"라고 말하는 식이라면 트럼프는 "내가 그동안 밥 샀으니 돈 내놔"라고 말하는 셈이다.  

미국과의 관세 협상에서 마스가는 왜 매력적이었을까

미중 대륙 사이에 태평양이 있기 때문에 결국 해양력 우위가 패권 경쟁의 핵심이 된다. 따라서 양질의 군함 확보는 필수인데, 배를 만들어낼 미국 조선업은 이미 붕괴 상태다. 예를 들어 미국의 주요 전투함 보유량은 295척인 반면 중국은 370척 이상이다. 아직까지는 질적으로는 미국이 우세하지만, 노후화가 심각하고 자체 조선 능력 부족으로 추가 생산이 불가능에 가까운 상황이다. 이때 한국은 유일하게 고급 군함 등 고부가가치 조선기술을 보유한 동맹국이다.  관세를 '협박 카드'로 사용해 실속 있는 거래를 챙기려는 트럼프에게, 교육은 물론 훈련, 기술 이전 등 총체적 시스템을 재구축하는 마스가(MASGA·Make American Shipbuilding Great Again) 프로젝트 카드는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

트럼프는 소프트파워까지 파괴하고 있다

미국이 세계를 지배했던 진짜 힘은 자발적 동의를 이끌어내는 소프트파워의 힘이었다. 하지만 트럼프는 도덕성과 명분을 포기하고, 돈으로만 외교를 하려 든다. 이는 2차 대전 이후 켜켜히 쌓아왔고 인적 자원을 미국에 모이게 했던 미국이라는 브랜드 가치의 자살행위다. 특히 미국은 자신이 주장하던 '자유, 민주주의, 다양성'이라는 규범조차 스스로 무너뜨리고 있다. 트럼프 이후 미국은 우리가 알던 미국이 아니다. 외부 세계는 점점 미국에 실망하고, 신뢰는 무너지고 있다.

그렇다고 중국이 미국의 대안은 아니다

중국은 과거의 미국처럼 매력적인 문명 국가가 아니다. 공산당 독재체제, 소프트파워 부재, 문화적 폐쇄성 때문에 미국을 대체할 패권국이 될 수 없다. 한복은 세계화가 가능한 반면, 중국의 삼국지·무협 서사는 내수용에 그치는 것이 의미하는 건 무엇일까.

주한미군은 '북한 억제'에서 '지역 억제'로 변했다

주한미군은 더 이상 '한반도 전용'이 아니다. 평택기지를 중심으로 동아시아 전체를 염두에 둔 전략기지로 재편됐으며, 대만 유사시 미군이 주한미군을 활용할 가능성은 매우 현실적이다. 공식 명칭은 여전히 '상호방위'지만, 실질은 바뀌고 있다.

각자도생의 시대… 느슨한 진영, 셈법은 복잡해진다

전통적 의미의 냉전 진영은 붕괴했고, 지금은 이슈별 합종연횡, 느슨한 블록 경쟁의 시대다. 진영보다 국익이 우선이고, 각자 살아남기 위해 손을 잡았다가 금세 놓는 외교 기술이 중요해졌다. 미국이 '동맹 현대화'라는 이름으로 한미동맹의 성격을 바꾸려고 하는 지금, 냉정하고 유연한 전략 동맹으로서의 전환이 불가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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