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공항 구금 김태흥씨 모친 "학업 마치도록 빨리 풀어달라"

김태흥씨, A&M대학 박사과정서 라임병 연구
"아들 구금 이유에 대해 아무런 설명도 없어"
"애리조나 ICE로 이송 뒤, 연락도 닿지 않아"

연합뉴스

동생 결혼식 참석을 위해 한국을 방문했다가 미국으로 다시 들어오는 과정에서 연방 세관국경보호국(CBP)에 의해 체포돼 추방 위기에 몰린 김태흥(40)씨의 모친 샤론 리씨는 31일(현지시간) "아들이 하던 학업을 모두 마치고 어려운 사람을 도울 수 있도록 빨리 풀어줄 것으로 호소한다"고 밝혔다.
 
리씨는 이날 온라인 기자회견에서 "아들의 구금 사실에 대해 당국에서는 아무런 설명도 없었고, 현재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로 가슴이 아프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미국이 자유, 평등, 공정한 대우를 보장하는 나라라고 믿었기에 이민을 선택했다"며 "아들이 단지 시민권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부당하게 갇혀 있어서는 안되며, 정상적인 삶으로 돌아갈 자격이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다섯 살 때 미국에 온 김씨는 영주권을 받았고, 텍사스의 A&M대학 박사과정에서 라임병 백신 연구를 진행하고 있었다.
 
김씨의 구금 사실은 워싱턴포스트(WP)가 지난 29일 김씨의 사연을 보도하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이에 따르면 김씨는 한국에서 열린 남동생 결혼식에 참석했다가 지난 21일 미국으로 다시 들어오다가 샌프란시스코 국제공항에서 입국심사를 받던 중 영문도 모른 채 억류됐다. 
 
이후 김씨는 최근 애리조나주에 있는 이민세관단속국(ICE) 시설로 이송됐고, 그 뒤로는 아예 연락조차 닿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의 구금 이유에 대해 미 당국이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고 있는 가운데, 김씨가 2011년 소량의 대마초 소지 혐의로 기소된 전력이 문제가 됐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김씨의 변호인측은 "2011년 김씨가 텍사스에서 경미한 대마초 소지 혐의로 기소됐으나, 사회봉사를 마치고 기록 비공개 청원까지 통과했다"며 "이런 상황에서 합법적인 영주권자가 억류되는 것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WP도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자 단속이 범죄 경력이 미미하거나 전혀 없는 불법 이민자들뿐 아니라 김씨처럼 유효한 체류 비자나 영주권을 소지한 합법 이민자들까지 휩쓸고 있다"고 짚었다.
 
이와 관련해 CBP는 WP에 보낸 성명에서 "영주권자가 마약 범죄 등으로 유죄 판결을 받고 이민법을 위반한 경우 추방 절차에 따라 ICE에 인계한다"며 "해당 외국인은 추방 절차가 진행되는 동안 ICE에 구금될 것"이라고 밝힌 상태다. 
 
이날 기자회견은 김씨를 지원하는 단체 미주한인봉사교육단체협의회(미교협·NAKASEC)가 마련한 자리로, 이들은 김씨 석방을 촉구하는 온라인 청원도 진행하고 있다. 
 
미교협은 김씨의 석방을 위해 샌프란시스코가 지역구인 낸시 펠로시(민주) 전 연방 하원의장은 물론 텍사스를 지역구로 둔 마이클 매콜(공화) 연방 하원의원, 한국계 영 김(공화·캘리포니아) 연방 하원의원과 앤디 김(민주·뉴저지) 연방 상원의원 등에게도 연락해 취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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