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임시국회 막바지에 더불어민주당이 노란봉투법·방송 3법·상법 추가 개정안 등의 처리를 예고하고, 국민의힘이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에 나설 뜻을 밝히면서 전운이 고조되고 있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국회법상 보장돼 있는 '표결을 통한 토론 강제종료'를 통해 법안을 하루에 하나씩 '살라미' 방식으로 처리해 나간다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파악됐다.
30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민주당은 다음달 4일 열리는 본회의에서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개정안) △방송 3법(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 개정안) △상법 추가 개정안 △농업 4법(양곡관리법·농수산물 유통 및 가격안정법·농어업재해대책법·농어업재해보험법 개정안) 등을 처리할 계획이다.
이에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 겸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MBC 라디오에서 "협상이 제대로 되지 않고, 많은 사람들이 예상하는 대로 노란봉투법·방송 3법·상법 개정안을 그냥 단독으로 하려고 한다면 어쩔 수 없이 우리도 필리버스터를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송 원내대표는 이날 중진 회의와 상임위 간사단 회의를 열고 상법과 방송 3법, 노란봉투법에 대해 필리버스터 진행을 결정했다. 이 과정에서 노란봉투법은 '불법파업조장법', 방송 3법은 '방송장악 3법'이라고 규정하기도 했다.
다만 민주당은 국민의힘의 필리버스터를 무릅쓰고라도 법안 처리를 강행한다는 방침이다. 박상혁 원내소통수석부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국민의힘에서 더 이상 국정 발목잡기를 하지 않길 바라고, 민생개혁입법에 협조하길 바란다. 필리버스터가 적절한지 스스로 자문해야 한다"며 "상황에 맞게 그날 입법 순서를 운용하겠다"고 밝혔다.
박 수석부대표는 공지를 통해 민주당 의원들에게 "방송 3법 등 개혁법안에 대해 국민의힘이 필리버스터를 예고하고 있어 본회의가 5일 자정까지 이어질 예정"이라며 "필리버스터로 인해 처리되지 못한 법안들은 8월 임시국회에서 처리할 것이고, 8월 임시국회에서도 필리버스터가 예상되므로 본회의에서 매일 한 개씩 처리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전했다.
국회법 106조의 2에 따르면 무제한 토론 강제 종료를 위해선 재적의원 3분의 1 이상이 종결 동의를 요구하고, 그로부터 24시간이 지난 뒤 진행되는 무기명 투표에서 재적의원 5분의 3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이날 현재 재적의원은 298명이고 민주당 의석은 167석이므로, 조국혁신당(12석) 등 범여권 야당의 도움을 받으면 강제 종료(179석 이상)가 가능하다.
민주당의 한 의원도 통화에서 "종결 동의를 제출하고 24시간이 지나면 표결로 강제 종료가 가능한 점을 이용해 살라미 방식으로 대응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7월 임시국회에서 민주당이 24시간 단위로 강제종료 뒤 법안 처리에 나선다면, 국민의힘 입장에선 법안 처리를 막을 수 있는 방안이 없는 실정이다. 지난해 7~8월 방송 4법과 노란봉투법 처리 당시에는 윤석열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했지만, 정권이 바뀌면서 상황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송 원내대표도 "반대의 의사를 분명하게 표현하고, 국민들에게 우리가 반대하는 이유가 무엇인지를 충분히 소명하기 위해서라도 필리버스터를 통해 반대 토론에서 충분한 입장을 밝힐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바꿔 말하면 필리버스터를 통한 시간 지연 외에는 할 수 있는 것이 없다는 이야기다.
다만 우원식 국회의장이 여야의 협상과 숙려를 요구하며 의사일정을 다소 지연시킬 가능성 등도 있어, 아직은 변수가 남아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