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석 총리 쪽방촌 방문 이후…주거복지 TF 본격 가동

김민석 총리 대전 쪽방촌 방문…총리실 TF 구성해 정책 논의 본격화
첫 회의서 "공실 아닌 주거복지 전반 다뤄야" 공감대 형성
대전은 설계 완료…8월 설명회 후 공공주택 250세대 본격 추진
폭염 속 무더위 쉼터는 있으나, 대부분 은행·행정복지센터…"실질적 공간 절실"
쪽방촌 거주자 600명 중 70%가 65세 이상…다수가 우울증 호소
쪽방 상담소는 복지의 최전선…지역사회가 함께 지켜야 할 자리

김민석 국무총리가 9일 대전시 동구 쪽방촌을 찾아 주민과 대화하고 있다. 국무총리실 제공

◇ 김세환 :  쪽방상담소 조부활 소장 자리하셨습니다. 안녕하십니까?

◆ 조부활 : 안녕하세요?
 
◇ 김세환 : 지난 7월 9일, 김민석 국무총리가 대전 쪽방촌을 직접 방문했었습니다. 현장에서 어떤 이야기가 오갔는지 먼저 좀 들려주세요.
 
◆ 조부활 : 쪽방상담소라고 하면 보통 분들이 부동산인 줄 알고 찾아오시기도 하고요. 이게 뭔지 의아해하시는 분들도 많습니다. 그런 이야기를 나누던 중에 김민석 총리께서 "쪽방 상담소의 대상이 쪽방에서 생활하는 분들만 해당하느냐"고 물으셨습니다. 그래서 "그렇지 않다. 쪽방뿐 아니라 열악한 여인숙, 고시원 등 다양한 비주거 공간에서 생활하는 분들이 대상이다"라고 설명드렸습니다.
 
그랬더니 총리께서 "그럼 이름이 바뀌어야겠네요"라고 하시더라고요. 이어서 "그렇다면 '상담소'라는 이름도 적절한가요?"라고도 물으셨습니다. 그래서 "상담 기능도 하지만, 사실은 종합사회복지관처럼 다양한 복지 지원 업무를 하고 있다"고 말씀드렸고요. 그러자 "이름을 좀 바꿔야겠네요"라고 하셔서 제가 개인적으로 총리님께 자료를 만들어 드렸습니다. 이후에 전국 쪽방상담소 협의회 운영위원회를 긴급히 소집해 내용을 정리하고 자료를 전달드렸습니다.
 
◇ 김세환 : 그래요. 어떤 이름을 제안하셨습니까?
 
◆ 조부활 : '쪽방'이라는 단어가 이미 비주거의 대명사처럼 되어 있어서, 그 단어를 빼면 혼선이 있을 수 있다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쪽방'은 그대로 두되, '상담소'라는 단어를 바꿔보자는 의견이 있었습니다. 예를 들면, '쪽방 복지지원센터' 같은 이름이 좋겠다는 의견이었고요.  또 하나는 당장 이름을 바꾸기 어렵다면 쪽방상담소 내에 '비주거 지원 기능'을 수행하는 별도의 프로그램이나 기관을 두고, 이후에 그걸 통합하거나 분리하자는 제안도 드렸습니다. 여러 가지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 김세환 : 과거에 국무총리가 우리 쪽방 상담소를 방문한 적이 있었나요?
 
◆ 조부활 : 대부분 서울 쪽만 방문하셨고요.
 
◇ 김세환 : 대전은 처음인가요?
 
◆ 조부활 : 네, 대전도 처음이고, 지역으로 간 것도 흔치 않습니다. 제가 20여 년간 쪽방상담소에서 일해왔는데, 정세균 전 총리가 대구를 방문한 적이 한 번 있었고, 그다음으로는 이번이 유일합니다. 김민석 총리가 대전을 방문한 것이죠.

◇ 김세환 : 꽤 이례적인 일인데요. 김민석 총리가 대전 쪽방상담소를 방문하게 된 계기가 있었습니까?
 
◆ 조부활 : 여쭤봤더니, 가까워서 오셨다고 하시더라고요. (웃음)
 
◇ 김세환 : (웃음) 세종에서 가까워서요? 미리 연락은 받으셨어요?
 
◆ 조부활 : 네, 방문 이틀 전에 연락받았습니다.
 
◇ 김세환 : 어쨌든 관심이 있다는 건데요. 그 방문 이후에 국무총리실 주도로 관련 TF가 출범했습니다. 우리 소장님께서도 민간 대표로 참여하고 계신데요. 지난 24일 첫 회의가 있었죠. 어떤 분들이 함께하셨나요?
 
◆ 조부활 : 우리 지역에서는 장철민 의원님과 박용갑 전 구청장님 두 분이 참석하셨고요. 영등포 지역구의 채현일 의원님도 참석하셨습니다. 국무조정실장님, 국토부 1차관님이셨던 것 같고요. LH 본사의 주거복지본부장도 참석하셨고, 국토연구원 연구원도 오셨습니다.
 
◇ 김세환 : 그래도 지역에서 장철민, 박용갑 의원님이 관심을 보여주셨네요. 국토부에서는 왜 오셨을까요?
 
◆ 조부활 : 아무래도 집을 제공하는 역할은 국토부의 몫이니까요.
 
◇ 김세환 : 주로 어떤 논의들이 이루어졌습니까?
 
◆ 조부활 : 처음에는 '영구임대아파트 공실'에 대한 TF로 제안이 됐는데, 구성 과정 중에 "영구임대아파트 공실은 파생된 문제 중 하나일 뿐이고, 전반적인 주거 정책에 대해 논의해야 한다"는 의견 조정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사실은 참여자들도 단지 집을 제공하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서 생활하는 분들의 복지 서비스가 반드시 동반되어야 한다고 봤어요. 그래서 단순한 거주 여건뿐만 아니라 사회복지 통합 서비스가 반드시 들어가야 한다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왜냐하면, 돌봄이나 의료 등 다양한 기능들이 필요하니까요. 그래서 복지부도 꼭 참석했으면 좋겠다고 요청을 드렸는데, 이번 회의에는 반영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회의 때는 "다음 회의에는 꼭 복지부가 참석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 김세환 : 앞서 TF팀에서 주거복지 전반을 살펴보기로 했다고 말씀하셨는데, 사실 이게 좀 추상적으로 느껴집니다. 현실적으로 가장 시급히 살펴봐야 할 부분은 어디라고 보십니까?
 
◆ 조부활 : 지난 2020년도에 쪽방 공공주택 사업들이 속속 발표됐어요. 2021년 2월까지 영등포, 대전, 부산, 서울 동자동, 서울역 등에서 발표가 있었는데요. 현재 영등포는 조금 늦어지긴 했지만 순항 중이고, 대전도 행정처리는 다 마쳤습니다. 설계까지 완료됐지만, 보상 협의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했고 지장물 조사조차 진행되지 않았습니다. 부산은 아예 사업을 포기했고, 서울역은 10개월 이내 지구 지정을 하게 되어 있었는데, 2021년 2월 발표 이후 지금까지도 지구 지정이 안 된 상태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행인 것은, 반대를 많이 하시던 지주분들과도 많은 협의가 이루어졌다는 점입니다. LH 시행사가 찬성하는 분들로부터 받은 동의서가 50%를 넘었고, 8월 초중순에 설명회를 마지막으로 개최한 후, 본격적으로 추진해 나가기로 예정되어 있어 그나마 다행입니다.
 
원래 계획은 작년 12월 입주였는데, 지금은 굉장히 많이 늦어진 상황입니다. 그래서 이번 TF에서는 쪽방 공공주택 개발 사업이 매우 중요하다는 점을 공유했고, 이를 계기로 더 확대해 나가자는 논의가 많았습니다.
 
또한 현재 진행 중인 다양한 주거 정책들이 서로 분리돼 있고 파편화돼 있어, 이들을 하나로 묶어 일관된 방향으로 조정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이런 조사와 논의를 통해 다음 모임에서는 구체적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를 이야기해보기로 했습니다.

 ◇ 김세환 : 일단은 국무총리실에서 컨트롤타워 역할을 잘하고 있는 것 같은데요. 관심을 갖고 있는 만큼, 그래도 여러 부처에서 함께 관심을 가져야 현실적인 변화가 가능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지금 어느 부처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까?

◆ 조부활 : 일단 국토부가 메인입니다. 그리고 국토부와 함께 LH가 손발을 맞춰야 하니까 LH도 함께 움직이고 있고요. 또 국토연구원도 있습니다. 사실 국토부는 비주거 실태 조사를 5년마다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실질적으로 서비스를 담당해야 하는 복지부는 이런 조사를 안 해요. 아니면 국토부 데이터를 가져다 쓰면 되는데, 그것도 안 하죠. 그냥 쪽방 상담소에 등록된 분들만을 모수로 삼아서 정책을 집행합니다.
 
그래서 이번에 그런 구성들을 바탕으로 저희가 논의했는데요. 다음 회의에는 꼭 복지부가 참여해서, 하드웨어가 제공되면 소프트웨어도 함께 따라갈 수 있도록 해보자, 이런 논의가 있었습니다.
 
◇ 김세환 : 말씀 듣기로는 산업통상자원부, 흔히 산자부라고 하죠. 산자부도 관심을 갖고 있다면서요?
 
◆ 조부활 : 우리가 '무더위'라는 것에 대해 인식하게 된 지가 그렇게 오래되지 않았거든요. 그런데 일찍이 관심을 가졌던 부처가 바로 산자부더라고요. 우리는 이제야 기후 재난을 말하고 있지만, 산자부는 이미 2010년도부터 이런 정책이 필요하다고 제안했었습니다. 하지만 당시엔 우리 사회의 인식이 아직 그걸 따라가지 못했죠.
 
◇ 김세환 : '기후가 재난이겠느냐' 이런 분위기였겠죠?
 
◆ 조부활 : 예, 맞습니다. 심지어 2015년에는 자연재난의 범주에 '기후위기, 무더위'가 포함되었지만, 민간에서는 여전히 "취약계층에게 에어컨 설치는 사치다"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2025년이고, 몇 년 전부터 서울, 대구 등에서는 에어컨을 적극적으로 설치해 주고 있습니다. 그렇게 보면 산자부가 나름대로 역할을 해왔고, 지금도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 김세환 : 소장님께서 자주 하시는 말씀 중에 "행정보다 중요한 건 의지다"라는 말이 있는데요. 이번에 국무총리실에서 TF도 만들고 적극적으로 나서는 모습인데, 의지가 좀 느껴지십니까? 잘 해결될 것 같습니까?
 
◆ 조부활 : 일단 관심을 가졌다는 그 '첫걸음' 자체가 저는 굉장히 크다고 봅니다. 여러 관계자들과 이야기하면서, 정책적 의지가 충분히 보이면 LH든, 어떤 집행 기관이든 열심히 하지 않을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국무총리를 그냥 대통령 다음 2인자 정도로만 생각했는데, 이렇게 큰 영향력을 발휘할 줄은 몰랐습니다.
국무총리께서 다녀가신 이후에 여러 부서들이 저희 기관만 찾아온 게 아니고, 대구도 가고 서울도 가서 사전 조사를 하더라고요. 그런 걸 보면 국무총리의 영향력이 꽤 크다는 걸 느낍니다.
 
제가 그동안 늘 걱정했던 게 뭐였냐면, 바로 부처 간의 벽이었습니다. 주거 문제는 국토부가 집을 제공하고, 복지부가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데, 그게 늘 따로따로 움직였거든요. 그래서 어제도 그 점을 강조했습니다. 총리실, 특히 국무조정실이 중요한 이유가 바로 그겁니다. 원래 그 부처 간 조정 역할을 하는 곳이니까요. 그래서 이번 역할이 정말 적절하다고 봅니다.
 
◇ 김세환 : 알겠습니다. 앞서 대전은 어느 정도 현실적으로 잘 준비되어 있다고 하셨지만, 현장에서 보시기에 지금 가장 시급한 과제는 무엇인가요?
 
◆ 조부활 : 쪽방 공공주택 사업은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접근이라서 매우 소중한 일입니다. 하지만 지금 당장 쪽방 등 비주거지에서 생활하는 분들을 방치할 수는 없잖아요? 그렇다고 더위를 없앨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중요한 건, '몸이라도 건강하게 유지해서 더위를 이겨내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게 바로 먹는 것입니다. 선풍기나 쿨매트 같은 물품. 에어컨은 설치해주면 정말 좋죠. 그런데 현실적으로 쉽지 않고요.
 
이번 해에 참 감사한 일이 하나 있었습니다. 뭐냐 하면 KT에서 '새것은 아니지만 거의 새것 같은 창문형 에어컨'을 기증해 주셨어요. 100대를 설치해 주시겠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쪽방에는 아예 설치가 어려운 곳이 많습니다. 창문형이다 보니, 창문이 있어도 작거나 아예 없는 방이 많거든요. 그래서 창문형 에어컨을 설치할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주로 어떤 분들께 설치되었냐면, '주거 상향'을 하신 분들, 즉 매입 임대주택에 입주하신 분들이 대상이었습니다. 그런데 그분들 모두에게 설치된 건 아니고요. 실사를 통해 설치 가능한 곳에만 설치됐습니다. 저희가 총 56가구 정도를 신청했고, 지금은 절반 가까이 설치가 완료됐습니다. 장마철에 비가 많이 와서 한동안 설치가 중단됐었는데, 지금은 다시 설치 작업이 재개됐습니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일단은 그런 민간 지원들이 정말 큰 도움이 되고요. 그리고 무엇보다도 제가 생각할 때는 무더위 쉼터가 정말 많습니다.
 
그 무더위 쉼터라는 게 어떤 곳이냐 하면, 은행이나 저희 같은 기관, 또는 행정복지센터 같은 곳이 대부분입니다. 그러다 보니 이분들이 언제든지 편하게 들어가 쉴 수 있는 실질적인 무더위 쉼터가 마련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김세환 : 무더위 쉼터.
 
◆ 조부활 : 네, 잠깐이라도 피할 수 있는 공간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그리고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공실로 남은 공간들을 무더위가 극심할 때 대피소로 활용하는 방안도 필요하다고 봅니다. 예를 들면, 무더위 기간 동안 잠시 그곳으로 옮겨 살다가, 더위가 지나면 원래 살던 곳으로 돌아가는 방식도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입니다.
 
동구 쪽방촌에는 현재 600여명이 거주하고 있다. 쪽방상담소 제공

◇ 김세환 : 우리 대전, 특히 동구 쪽방촌에는 현재 몇 가구 정도가 있고, 주로 어떤 분들이 거주하고 계십니까?
 
◆ 조부활 : 약 600명 정도가 거주하고 계시고요. 그중 거의 70%가 65세 이상입니다. 그러니까 고령층이 많다는 이야기죠. 이분들이 왜 여기에 오셨느냐 하면, 결국 가장 '저렴한 집'을 찾다가 오신 겁니다. 어쩔 수 없이 선택하게 된 거죠. 그리고 이곳에서 생활하시면서 주거 상향이 이루어지면 좋겠지만, 그런 구조를 우리 사회가 아직 마련하지 못한 겁니다. 저는 우리 사회가 더 발전해 나가려면, 이런 분들이 정상적인, 인간다운 삶을 살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야 우리 사회가 진정으로 함께 성장할 수 있다고 봅니다.
 
◇ 김세환 : 그 가운데에는 질병이 있거나, 정신 질환, 알코올 문제 등 취약성이 높은 분들도 계시죠?
 
◆ 조부활 : 그 부분에 대해선 오해가 좀 있습니다. 쪽방에 계신 분들이 술을 많이 드실 거라고들 생각하시잖아요? 그런데 실제로는 술을 전혀 안 드시는 분들이 많아요. 오히려 절대 다수가 술을 잘 안 드십니다. 심각한 문제는 다른 쪽에 있습니다. 예전 통계이긴 합니다만, 10년 가까이 된 자료에 따르면, 전국 쪽방 상담소에 등록된 쪽방 생활인 6천여 명 중 40% 이상이 우울증을 겪고 있다고 합니다. 이는 단신 가구가 많고, 고립감이 크기 때문이죠. 물론 정신 질환을 겪는 분들도 있습니다. 다만, 전반적으로는 우울증을 앓는 경우가 많다고 보시면 됩니다.
 
◇ 김세환 : 그리고 쪽방촌에 상존하는 위험 요소는 폭염만이 아니겠죠?
 
◆ 조부활 : 네, 맞습니다. 비가 많이 오면 당연히 비가 들이치고요. 화재 위험도 큽니다. 그런데 제가 순서를 매기자면, 제일 무서운 건 '더위'입니다. 그다음은 '추위', 그리고 '배고픔'입니다. 예전에는 '추위'가 1등이었는데, 요즘은 '더위'가 훨씬 더 무섭습니다. 기후 변화가 그만큼 체감되는 거죠. 예전엔 저희가 혹서기 준비를 6월쯤 시작했는데, 지금은 4월 말부터 준비를 합니다. 더운 날씨가 작년만 해도 9월까지 이어졌잖아요. 그러면 더운 기간이 연중 절반 이상입니다. 중간 계절이 별로 없어진 거죠.
 
◇ 김세환 : 그러네요. 대전 쪽방상담소의 운영 주체는 '벧엘의 집'이죠?
 
◆ 조부활 : 정확하게는 '기독교대한감리회 남부연회'입니다.
 
◇ 김세환 : 남부연회의 운영 예산은 어느 정도입니까?
 
◆ 조부활 : 전체 예산은 약 7억 원 정도이고요. 그중에 4억, 아니 5억 가까이가 조금입니다. 나머지는 후원금과 자부담, 그러니까 전입금이라고 부르는 항목이 포함됩니다. 대부분은 보조금이죠.
 
◇ 김세환 : 그 중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죠?
 
◆ 조부활 : 보조금은 100% 인건비로 들어갑니다. 전체 예산으로 보면 약 60% 가까이가 인건비입니다.
 
◇ 김세환 : 보조금은 줄었습니까, 늘었습니까, 아니면 비슷합니까?
 
◆ 조부활 : 늘었습니다. 다행히 2011년부터 법제화가 되면서 사회복지시설 인건비 항목이 신설됐고요. 그 이후로 보조금이 많이 늘었습니다. 그전에는 보조금과 후원금이 1:1 정도였는데, 지금은 보조금이 훨씬 많아졌죠.
 
◇ 김세환 : 그런데 보조금이 100% 인건비로 쓰인다면, 식사나 복지 등 다른 부분은 결국 후원금으로 충당해야 하는데요. 후원금 모금은 잘 되고 있는 편인가요?
 
◆ 조부활 : 쪽방상담소는 주로 물품 후원을 많이 받습니다. 후원금으로 물품을 구매하거나, 직접 물품으로 들어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른 기관에 비해 후원 물품은 많은 편입니다. 그래도 항상 부족하죠. 지난해 연말에는 유류비 후원이 전혀 없었습니다. 연탄 후원도 거의 없었고요. 다행히 새해가 되면서 겨울철 연탄 후원이 조금 들어오긴 했지만, 이상하리만큼 줄어서 많이 어려웠습니다. 기초생활수급자의 경우 연료 바우처가 나오긴 하지만 그 금액이 작기 때문에, 민간의 지원이 절실합니다. 그런 부분에서 저희도 애를 많이 먹었습니다. 전전긍긍하기도 했고요.
 
◇ 김세환 : 월세도 내셔야 하고, 난방비 같은 고정 지출도 많을 텐데, 후원이 그렇게 줄어든 상황에서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 지속 가능성은 어떻게 보고 계십니까?
 
◆ 조부활 : 저는 사실 긍정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혹서기나 혹한기 보조금이 거의 없었는데, 작년부터 조금씩 생겨나기 시작했어요. 올해 같은 경우는 혹서기에 500만 원, 혹한기에도 500만 원 정도 보조금이 배정됐습니다.
 
또 저희가 요청드린 사항 중 하나가, 무더위도 '자연재난'이니만큼 재난기금이나 구호비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자는 제안이었고요. 최근에 그런 요청 때문인지 관련 연락이 왔습니다. 지원을 해주겠다는 내용이었어요. 그래서 앞으로는 그런 활용 여지가 더 많아질 것 같습니다. 후원은 아무래도 들쑥날쑥해서 불안정한 면이 있고요. 그래서 저는 이런 공공 재원의 안정적인 확대가 지속 가능성의 열쇠라고 봅니다. 다행히 지금은 조금씩 확대되어 가고 있는 중입니다.
 
◇ 김세환 : 네, 소장님 말씀을 들으니 조금은 안심이 되기도 하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쪽방상담소는 여전히 역할을 해야 하고, 그 자리를 지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지역사회가 함께 쪽방상담소를 지켜야 하는 이유에 대해 설명해 주세요.
 
◆ 조부활 : 우리 사회는 혼자 살 수 없는 사회입니다. 그리고 부자가 된 사람도 자신의 능력만으로 부자가 된 건 아니잖아요. 많은 사람들과 함께였기 때문에 부자가 될 수 있었고, 성공할 수 있었던 거죠. 그렇게 함께 살아가는 사회가 바로 건강한 사회이고, 그런 사회가 더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가난하게 사는 분들을 돌보고, 그분들의 기본적인 권리가 유지될 수 있도록 함께하는 것이야말로 사회를 건강하게 하고 발전시키는 가장 필수적인 요소라고 생각해요. 한쪽이 기울어졌는데 다른 한쪽만 올라가면 기우뚱하잖아요. 사회도 마찬가지입니다. 균형이 필요하죠. 그래서 우리가 흔히 말하는 '사회적 책임'을 이야기하는 거고, 그 책임을 다하면 나도 살고, 내 이웃도 사는 겁니다. 그게 바로 함께 사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 김세환 : 상생의 사회가 되기를 바라고요. 마지막으로 시민들에게 꼭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부탁드립니다.
 
◆ 조부활 : 무더위는 '조용한 살인자'라고 표현되곤 합니다. 이 말은 모든 사람들에게 적용되는 이야기지만, 특히 잘 보이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더 혹독합니다. 홍수나 폭설은 눈에 보이기 때문에 위험에 대응하기 쉽지만, 무더위는 눈에 잘 띄지 않기 때문에 돌보기가 어렵습니다. 그래서 더 무서운 거죠. 감기보다 정신질환을 더 무서워하는 이유도 비슷하다고 생각해요. 안 보이니까요.
 
기후 재난이 가난한 사람들에게 더 가혹한 이유는, 피할 수 있는 여유가 없기 때문입니다. 여유가 있는 분들은 에어컨을 틀고 더위를 피할 수 있지만, 쪽방에 사는 분들은 그럴 수가 없습니다. 상담소 같은 편의시설에서 낮에 잠시 쉴 수는 있지만, 24시간 머무를 수는 없어요. 그러니까 본인의 의지로 선택할 수 있는 여지가 거의 없는 겁니다. 그래서 더 어렵습니다. 참 안타까운 일이지만, 결국은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봅니다. 물론 이걸 도깨비방망이처럼 한 번에 바꿀 수는 없죠. 하지만 한 걸음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이번 쪽방 공공주택 개발만 해도 250세대가 마련됩니다. 그 공간 안에서 250명이 생활할 수 있는 거잖아요. 그리고 이후에 또 다른 주택이 만들어진다면 더 확대될 수 있는 거고요. 그래서 근본적으로는 구조적인 해결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드리고 싶습니다.
 
우리 대전 시민들께서도 조금 더 관심을 가져주시고, 이 무더위 속에서 정말 생명의 위협을 느끼며 살아가는 분들이 있다는 걸 기억해 주셨으면 감사하겠습니다.
 
◇ 김세환 : 네, 알겠습니다. 모처럼 국가, 구체적으로는 국무총리실에서 관심을 갖고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만큼, 이번에는 정말 의지를 가지고 좋은 결실을 맺길 기대합니다. 무더위 속에서도 늘 애써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오늘 말씀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조부활 : 감사합니다.

◇ 김세환 : 지금까지 쪽방상담소 조부활 소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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