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한미 통상 협상을 앞두고 29일 "국익을 중심으로 한미간에 상생할 수 있는 협상안이 마련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구 부총리는 이날 인천국제공항에서 미국 워싱턴 D.C.로 출국하면서 취재진들에게 "스콧 베선트 장관은 현재 미국 트럼프 정부에서 통상협상을 총괄하고 있는 중요한 직책에 있는 분"이라며 "제가 나서서 한국이 준비하고 있는 프로그램, 한국의 상황을 잘 설명하고, 또 조선업 등 한미간의 중장기적으로 협력할 수 있는 분야에 대해서도 잘 협의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현지에서 협상에 임하고 있는 산업부 장관 등과 현지 상황을 잘 파악하고 총력 대응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구 부총리는 미국이 예고한 상호관세 부과일을 하루 앞둔 오는 31일(현지 시각), 미국 워싱턴 D.C.에서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과의 일대일 면담을 진행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 25일 한미 고위급 '2+2(재무·통상) 협의가 예정됐지만, '긴급한 일정'을 이유로 베선트 재무장관 측이 일정을 취소했다. 이 때문에 협의 전날 출국을 준비하던 구 부총리가 인천국제공항에서 발길을 돌리는 초유의 상황이 벌어진 바람에 막판 담판을 치르게 됐다.
구 부총리는 미국에 이틀 앞서 도착해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등과 만나 상황을 파악하고, 대응책을 모색할 계획이다.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여한구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머물고 있는 영국 스코트랜드를 방문해 미국 측 인사들과 접촉을 모색했다. 조현 외교부 장관도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의 만남을 준비 중이다.
미국은 다음 달 1일 한국에 상호관세 25%를 부과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앞서 일본과 EU(유럽연합)가 관세율을 15%까지 낮춘 만큼, 한국 정부도 15% 마지노선을 지켜낼 수 있을까 주목된다.
또 아직 부과되지 않은 반도체 등에 대한 품목 관세를 선제적으로 조율할 수도 있다.
현재 한국 정부는 쌀과 30개월령 이상 미국산 소고기 등에 대한 시장 개방과, 조선업 협력 및 에너지 수입 확대 등을 협상 카드로 제시할 것으로 예측된다.
다만 한국 정부가 1천억 달러(+α) 규모의 대미(對美)투자를 고려하는 반면 미국은 4천억 달러의 투자를 요구해 입장차가 큰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