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태용 전 국가정보원장이 해병대 채상병 순직과 수사 외압 사건을 수사 중인 순직해병 특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했다.
조 전 원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격노가 있었다는 수석비서관회의 참석자 7명 중 한 명이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조 전 원장은 이날 오전 9시 20분쯤 서울 서초동 특검 사무실에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했다.
조 전 원장은 '윤 전 대통령이 해병대 수사단의 조사 결과를 보고 받고 격노했나', '보고받은 이후 대통령이 어떤 지시를 내렸나' 등의 취재진 질문에 "성실히 조사받겠다"고 짧게 답한 뒤 사무실로 들어갔다.
특검팀은 조 전 원장을 상대로 해병대수사단의 초동수사 결과를 보고 받은 윤 전 대통령의 반응과 지시사항 등 당시 회의의 전반적인 상황을 재구성한다는 방침이다.
조 전 원장은 윤 전 대통령이 해병대 수사단의 채상병 사건 초동 조사 결과를 받고 격노했다는 지난 2023년 7월 31일 대통령실 외교안보 수석비서관 회의에 국가안보실장 자격으로 배석했다.
조 전 원장이 앞서 국회 등에서 'VIP 격노'에 대해 부인해 온 가운데 입장을 번복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특검팀은 최근 김태효 전 국가안보실 1차장, 왕윤종 전 경제안보비서관, 이충면 전 외교비서관을 소환조사하는 과정에서 윤 전 대통령이 격노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
조 전 원장은 당시 회의 이후 임기훈 전 국방비서관과 남아 윤 전 대통령과 별도로 대화를 나눴다는 점에서 관련 상황을 더 구체적으로 알고 있을 가능성도 있다. 해병대 수사단의 초동 조사 결과가 경찰에서 회수된 당일에는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과 통화하기도 했다.
한편 특검팀은 지난 11일 조 전 원장 자택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