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가 '여자 그림은 안 그린다'고 강조한 이유는?

WSJ '트럼프 음란 편지'에 대해 거듭 부인 차원
그림 안그린다고 했지만 경매 나온 그림도 있어
"엡스타인 파일, 4년동안 바이든 행정부가 관리"
"뭔가 있다면, 대선 레이스때 왜 공개 안했을까"

연합뉴스

영국을 방문중인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른바 '엡스타인 의혹'과 관련해 "나는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 아니고, 특히 여자 그림은 안 그린다"며 연루설을 거듭 부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뜬금없이 "여자 그림을 안 그린다"고 한 이유는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앞서 WSJ은 지난 17일 "2003년 엡스타인의 50번째 생일 선물로 받은 편지들을 검토한 결과, 그중에는 나체 여성의 윤곽을 그린 그림과 트럼프 대통령의 서명이 포함된 편지도 있었다"고 보도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를 만난 자리에서 '엡스타인 의혹'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나를 공격하는 사람들은 편지에 '여성 그림이 있다'고 하지만, 나는 여성을 그리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WSJ 보도가 나온 직후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SNS에 "해당 편지는 가짜이고 이건 내가 말하는 방식이 아닌데다 나는 편지에 그림을 그리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그러면서 그는 WSJ 기자 2명과 WSJ 소유주인 루퍼트 머독 등에게 100억달러의 명예훼손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그림'과 관련해선 "가끔 자선행사 같은 곳에서 사람들이 '건물 하나 그려달라'고 하면 줄을 4개 긋고 그 위에 작은 지붕 얹어 그리는 게 전부"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는 WSJ 보도 직후 트럼프 대통령이 "나는 그림을 안 그린다"고 해명했지만, 첫 번째 임기 때 경매로 판매된 그의 그림이 여러 점 있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논점을 흐리려는 의도가 다분해 보이는 대목이다.

해당 그림들은 굵은 마커로 그려진 경우가 많았는데, WSJ에 따르면 엡스타인 편지속 여성 나체 그림도 굵은 마커를 사용해 그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엡스타인 수사 기록이 담긴 '엡스타인 파일'에 대해서도 "그것들은 4년동안 조 바이든 행정부에 의해서 관리됐다"면서 "뭔가 있었다면 지난 대선 레이스에서 내가 압도하고 있었을 때 그들이 왜 안 꺼내들었겠느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이처럼 트럼프 대통령은 대수롭지 않다는 듯이 대처하고 있지만, '엡스타인 의혹'은 현재 미국 내 가장 뜨거운 정치적 논란거리다. 
 
헤지펀드 매니저 출신 억만장자 엡스타인은 2019년 미성년자 성 착취 혐의로 수감 중 감옥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하지만 사후 '엡스타인 음모론'은 걷잡을 수 없이 퍼져나갔다. 엡스타인이 미국 정재계 거물들에게 성접대를 했다는 의혹, 여기다 구체적인 리스트가 있다는 소문까지 돌았다. 
 
특히 리스트 속 거물들이 자신의 성범죄가 드러날까 두려워 엡스타인을 자살처럼 위장해 살해했다는 얘기도 유행처럼 번졌다. 
 
이에 트럼프 핵심 지지층인 마가(MAGA)들은 트럼프가 재집권할 경우 '엡스타인 리스트'의 진실을 파헤쳐 기존의 '정치·경제 기득권 세력'을 타파해줄 것을 간절히 원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재집권 이후 엡스타인에 대한 사건 기록과 수사 기록을 공개하지 않고 있고, 도리어 엡스타인과 친분이 깊었다는 의혹에 발목이 잡혀 있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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