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직해병 특검이 오는 29일 조태용 전 국가정보원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한다.
특검팀은 조 전 원장을 채상병 사건과 관련한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의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조사할 예정이라고 28일 밝혔다.
정민영 특검보는 이날 브리핑에서 "조 전 원장은 2023년 7월 31일 회의에 참석한 인물"이라며 " 채상병 수사 결과가 대통령에게 보고된 경위를 비롯해 대통령이 어떤 반응을 보였고, 누구에게 어떤 지시를 했는지, 그 지시가 수사 결과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전반적으로 조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조 전 원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해병대 수사단의 채상병 사건 초동조사 결과를 받고 '격노'했다는 2023년 7월 31일 대통령실 외교안보 수석비서관 회의에 국가안보실장 자격으로 배석했다.
윤 전 대통령은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도 혐의자에 포함됐다는 보고를 받고 갑자기 화를 낸 뒤 조 전 원장과 임기훈 전 국방비서관만 남겨둔 채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에게 전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전 원장은 이후 해병대 수사단이 상부 지시에도 채상병 사건기록을 경찰으로 이첩했던 2023년 8월 2일 당일, 이 전 장관과 통화한 기록이 있어 사건기록 회수 등에 관여했다는 의혹도 받는다.
앞서 특검팀은 지난 11일 조 전 원장 자택을 압수수색해 휴대전화 등을 확보했다.
조 전 원장은 그간 국회 등에서 'VIP 격노설'을 부인해왔다. 윤 전 대통령 주요 참모들의 진술 번복이 이어지는 가운데 조 전 원장이 특검에서 새로운 사실을 밝힐지 주목된다.
한편 특검팀은 이날 오전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의 최측근 참모였던 박진희 전 국방부 군사보좌관(육군 소장)을 소환해 조사 중이다.
박 전 비서관은 이날 오전 9시쯤 서울 서초동 특검 사무실에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했다. 그는 채상병 사망 사건 수사 외압 의혹이 불거진 2023년 7~8월 당시 이 전 장관, 김계환 전 해병대 사령관 등 핵심 관계자들과 연락을 주고받았다.
박 전 비서관은 이 전 장관의 육사 후배이자, 채상병 사건 당시 장관 군사보좌관(준장)으로서 이 전 장관을 보좌했다. 특검팀은 박 전 보좌관을 상대로 당시 이 전 장관의 지시사항과 언급 내용 등에 대해 조사할 예정이다.
아울러 특검팀은 지난 25일 한차례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던 허태근 전 국방부 국방정책실장도 이날 오후 추가로 불러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