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금융그룹(KB·신한·하나·우리)이 올해 상반기에만 10조 원 넘게 벌어들여 역대 최대 실적을 거뒀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금융의 상반기 순이익은 약 10조 3254억 원으로, 지난해 상반기(9조 3456억 원)보다 9798억 원(10.5%) 늘었다.
특히 KB·신한·하나금융은 지난해 대비 순이익 증가율이 두 자릿수를 기록하며, 상반기 기준 역대 최대 기록을 세웠다.
KB금융의 상반기 순이익은 3조 4357억 원으로, 지난해 동기(2조 7744억 원)보다 23.8% 늘어 금융지주 순이익 1위 자리를 지켰다.
그 뒤를 이어 신한금융의 상반기 순이익은 3조 374억 원으로 지난해 동기(2조 7470억 원)보다 10.6% 늘었다. 하나금융은 지난해 상반기(2조 687억 원)보다 11.2% 늘어난 2조 3010억 원 순이익을 냈다.
반면 우리금융은 4대 금융 중 유일하게 상반기 실적이 감소해서, 상반기 순이익이 1조 5513억 원에 그쳐 지난해 동기(1조 7555억 원)보다 11.6% 줄었다. 다만 2분기 순이익으로는 지난해 2분기보다 0.3% 증가한 9346억 원을 기록해, 2분기 기준으로는 역대 최대 기록이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기준금리가 인하되기 시작해 은행들의 수익성이 악화될 것으로 우려됐지만, 정작 4대 금융은 올해 상반기 '이자 장사'로만 21조 원 넘게 벌었다.
4대 금융의 상반기 이자이익은 21조 924억 원으로 지난해 동기(20조 8106억 원)보다 2818억 원(1.4%) 증가했다.
신한금융(5조 7188억 원)과 우리금융(4조 5138억 원), 하나금융(4조 4911억 원)의 이자이익은 각각 1.4%, 2.7%, 2.5%씩 늘었다.
KB금융의 상반기 이자이익은 6조 3687억 원으로 4대 금융 중 규모가 가장 컸지만, 유일하게 지난해 상반기(6조 3962억 원)보다 0.4% 줄었다.
보통 금리가 하락할 때 은행 수익성이 나빠지지만, 금융지주 NIM(순이자마진)은 오히려 지난해 말보다 대체로 상승했다.
올해 2분기 기준 신한금융(1.90%), 하나금융(1.73%), 우리금융(1.71%)의 NIM은 지난해 말(1.86%·1.69%·1.66%)보다 0.04%p, 0.04%p, 0.05%p씩 확대됐다. 다만 KB금융만 같은 기간 1.98%에서 1.96%로 줄었다.
이는 은행들이 저비용성 예금 증가, 조달·운용 비용 축소 등으로 수익성을 방어했던 전략이 통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4대 금융의 상반기 비(非)이자이익도 7조 2122억 원으로 집계돼 지난해 상반기(6조 7269억 원)보다 4853억 원(7.2%) 늘었다.
KB금융(2조 7233억 원)과 하나금융(1조 3982억 원)이 지난해보다 10.9%, 10.0%씩 급증하면서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다. 신한금융(2조 2044억 원)은 4.2%, 우리금융(8863억 원)은 0.1% 늘었다.
금리, 환율 하락으로 유가증권·외환·파생 손익 등이 전반적으로 급증했고, 은행 퇴직연금·방카슈랑스 판매수수료나 증권 중개수수료도 비이자이익 증가세를 뒷받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