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공장 사망사고로 도마 위에 오른 SPC그룹이 안전 설비에 600억 원대 추가 투자를 단행한다.
김범수 SPC삼립 대표는 25일 경기도 시흥 SPC삼립 시화공장에서 열린 '중대산업재해 발생 사업장 현장 간담회'에서 "2027년까지 위험 작업 자동화, 작업 환경 개선, 장비 안전성 강화 등에 624억 원을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이어 "안전 인력 증원과 안전 문화 정착에도 80억 원 이상을 투자하겠다"고 덧붙였다. SPC는 앞서 2022년에도 3년간 1천억 원 규모의 안전 투자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번 발표에는 사고 설비 전면 철거 및 교체 계획도 포함됐다. 김 대표는 "사고가 난 설비는 철거 후 완전히 폐기하고, 유사한 8개 설비도 내년 6월까지 약 50억 원을 들여 순차적으로 교체하겠다"고 말했다.
SPC는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새로운 자동화 공장도 설립할 계획이다. 김 대표는 "새 공장 건립에는 2천억 원 이상의 투자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노동시간 개편안도 나왔다. 김 대표는 "야간근로나 연속근무로 인한 피로가 사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에 따라, 공장 가동 시간을 하루 24시간에서 20시간 이내로 줄이겠다"고 밝혔다. 현재 전체 공정의 50%를 차지하는 2조 2교대 근무제는 2027년까지 20%로 낮추겠다는 방침이다.
이날 현장을 찾은 이재명 대통령은 최근 SPC에서 발생한 세 건의 사망 사고 모두 새벽 시간대에 발생했다는 점을 언급하며 "같은 사고가 반복된다. 일주일에 나흘씩 밤 7시부터 새벽 7시까지 12시간 근무하는 것이 가능한 일인지 의문이 든다"고 질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