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환 충청북도지사가 산하기관인 충북문화재단의 청사 이전을 두고 딜레마에 빠졌다.
일부 반발이 일자 "강행할 의사가 없다"는 점을 분명히 밝혔는데, 자칫 의사 결정의 지연으로 산하 기관들만 피해를 입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25일 충청북도 등에 따르면 도는 당초 이달 중 청주시 성안길 옛 우리문고 자리에 위치한 출연기관인 충북인재평생진흥원(이하 인평원) 건물 1층으로 충북문화재단을 이전하려던 계획을 잠정 보류했다.
김 지사도 전날 충북도청 출입기자들과 만나 "밀어붙일 필요나 이유가 없다"며 "충분히 시간을 갖고 기다려서 설득이 안되면 강제로 할 사안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일부 충청북도의원과 내부 직원들의 반대 목소리가 커지자 속도 조절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당초 도는 문화재단을 인평원 건물 1층으로 이전시켜 원도심 활성화의 구심점으로 활용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현재 추진 중인 도청 본관 그림책 도서관과 당산 생각의 벙커, 철당간 등을 활용해 기존의 문화예술 사업을 접목하면 원도심을 지역 문화.예술의 거점으로 구축할 수 있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그동안 무상 임대로 사용했던 재단을 이전하면 1억 5천만 원의 이전 비용과 매달 1500만 원의 임대료를 부담해야 한다며 반대하고 있다.
특히 도가 그동안 고가의 건물 매입 의혹을 낳았던 인평원의 임대 수익을 위해 문화재단의 임대료 지원이라는 꼼수를 부려 세금으로 충당하려고 한다는 의심의 눈초리까지 보내고 있다.
문제는 찬반 논란으로 재단 이전 여부에 대한 의사 결정이 늦어질수록 인평원과 문화재단만 피해를 입게 된다는 데 있다.
실제로 문화재단은 김갑수 대표가 최근 임기를 6개월이나 남기고 사퇴 의사를 밝히면서 그야말로 혼란에 빠졌다.
더욱이 이미 인평원 1층 건물에 냉난방기 시설을 설치하는 등 일부 이전 비용까지 투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인평원도 재단 이전 보류로 임대 수익을 받을 수도, 새로운 임차인을 찾을 수도 없는 상황에 놓이면서 한동안 손해를 감수할 수밖에 없게 됐다.
문화재단의 한 관계자는 "재단 이전이 보류되면서 그야말로 난감한 상황"이라며 "계획 차질로 산하기관들만 어수선하게 됐다"고 하소연했다.
충북문화재단의 청사 이전에 대한 충북도의 신속한 가부 결정이 필요해 보이는 대목이다.
결국 뒤늦게 신중한 추진을 약속했지만 충청북도도 충분한 공감대 형성 없이 사업을 강행해 산하기관들만 곤경에 빠뜨렸다는 비판은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이에 대해 충북도 관계자는 "사전 간담회 등도 진행했지만 그동안 충분한 설득이 이뤄지지 못했던 부분이 있었던 것 같다"며 "산하기관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등 최선의 방안을 조속히 찾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