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에서 '골칫덩이'로 전락한 마커스 래시퍼드(27)와 제이든 산초(25)의 이적 절차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두 선수 모두 맨유의 미래를 이끌 선수로 기대를 모았으나, 부진이 길어진 탓에 입지가 좁아져 이적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됐다. 래시퍼드는 스페인 라리가 FC바르셀로나, 산초는 이탈리아 세리에A 유벤투스 이적을 앞두고 있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맨유 유소년팀에서 성장한 래시퍼드는 2015-2016시즌부터 10시즌 동안 활약한 '원클럽맨' 공격수다. 유소년팀 경력까지 합치면 맨유와 무려 20년째 인연을 이어왔다.
래시퍼드는 맨유 유니폼을 입고 EPL에서 287경기 87골 40도움을 작성했고, 공식전 426경기 138골을 터뜨렸다.
하지만 2023-2024시즌부터 극심한 부진을 겪은 그는 지난해 11월 후뱅 아모링 감독 부임 이후 벤치 신세가 됐고, 결국 올해 2월 애스턴 빌라로 임대 이적했다.
애스턴 빌라에서는 공식전 17경기에 출전해 4골 6도움을 기록하는 등 준수한 활약을 펼쳤다. 그럼에도 2024-2025시즌 종료 후 돌아온 맨유에서 그의 자리는 없었다. 최근 스웨덴으로 프리시즌 투어를 떠난 맨유 선수단에 합류하지 못한 래시퍼드는 등번호조차 배정받지 못했다.
이런 가운데 바르셀로나가 래시퍼드에게 관심을 보였고, 맨유와 임대 이적에 합의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맨유로서는 주급 32만 5천 파운드(약 6억 1천만 원)에 달하는 고액 연봉자인 래시퍼드가 임대를 떠나는 것만으로도 재정적으로 여유가 생길 수 있다.
영국 공영방송 BBC는 지난 20일(한국시간) "래시퍼드가 꿈꿔왔던 바르셀로나행이 점점 가까워지고 있다"며 "바르셀로나와 잠재적인 임대 이적에 대한 원칙적인 합의가 이뤄졌다"고 전했다.
이어 "대리인을 통해 이적 논의가 진행됐고 대략적인 구두 합의에 이르렀다"며 "이적 형태는 임대 이후 완전 이적 옵션이 포함된 방식이 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새 시즌을 앞두고 맨유가 정리해야 할 선수가 한 명 더 있다. 2021-2022시즌을 앞두고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독일)에 무려 7300만 파운드(약 1360억 원)의 이적료를 지불하고 데려온 산초다.
맨체스터 시티 유소팀 출신인 산초는 2017-2018시즌을 앞두고 도르트문트로 이적해 프로에 데뷔했다. 빠르게 주전으로 자리매김한 그는 2018-2019시즌부터 세 시즌 연속 10골-10도움 이상을 기록하며 강한 인상을 남겼다.
하지만 맨유에 합류한 2021~2022시즌부터는 활약이 저조했다. 세 시즌 동안 공식전 79경기에 출전해 11골 8도움에 그친 그는 2023-2024시즌 친정팀 도르트문트로 임대됐고, 지난 시즌에도 첼시(잉글랜드)에서 임대 신분으로 뛰어야 했다.
두 차례 임대를 거친 뒤에도 산초가 맨유에서 뛸 자리는 없었다. 산초 역시 맨유의 프리시즌 투어 명단에서 제외되며 전력 외 자원으로 분류됐다.
갈 곳을 잃은 산초에게 유벤투스가 관심을 보였다. 이탈리아 매체 '투토 메르카토'는 20일 "산초는 유벤투스의 새로운 선수"라며 "맨유의 마지막 확인만 남았다"라고 전했다. 복수의 영국 매체들도 "산초의 유벤투스행이 막바지로 접어들었다"고 보도했다.
이적료는 1500만 파운드(약 280억 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이는 맨유가 도르트문트에 지불했던 이적료에 비하면 터무니없는 금액이다. 하지만 산초 역시 고액 연봉자라서 맨유 입장에서는 빠르게 정리하길 바라는 것으로 보인다.
새 시즌을 앞두고 맨유가 선수단 정리에 열을 올리는 가운데, 신입생도 합류했다. 지난 시즌 EPL 득점 공동 4위(20골)를 차지한 브렌트퍼드(잉글랜드) 공격수 브라이언 음뵈모(25)를 영입하며 공격진 개편에 나섰다.
맨유는 지난 시즌 EPL 15위로 최악의 성적을 냈다. 여기에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 결승전에서 토트넘에 패배하면서 챔피언스리그(UCL) 진출권마저 놓쳤다. 자존심을 구긴 맨유가 선수단 개편을 통해 새 시즌 반등에 성공할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