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윤희숙 혁신위원장은 17일 당 비상대책위원회 비공개 회의 분위기를 묻는 질문에 "다구리"라고 답했다. '몰매를 맞았다'는 뜻으로 지도부로부터 강한 비판을 받았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윤 혁신위원장은 이날 오전 비대위에 참석한 직후 '분위기가 어땠는가'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비공개 때 있었던 얘기니까 그냥 '다구리'라는 말로 요약하겠다"고 말했다.
전날 '인적 쇄신 1호' 대상으로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와 나경원·윤상현·장동혁 의원을 지목한 데 대해 지도부로부터 집중 질타를 받았다는 취지인 것이다.
그는 "우리 당에 지금 아름답게 책임지는 중진의 모습을 부탁드리는 것이 굉장히 중요한 차원"이라며 당내 책임정치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당내 쇄신 노력이 없다고 보느냐'는 질문에는 "오늘 비대위 안에서 느꼈다고 보기는 어렵다"면서도 "지난해 12월 이후 우리 당 모습에 대해서 국민이 가장 답답해하는 모습이 '어째서 책임지는 사람이 아무도 없느냐'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혁신안에 대한 당내 반발에 대해서는 "반발이 없으면 혁신안이라고 말할 수 없다"며 "우리가 해오던 방식을 크게 바꾸지 않으면 이 당이 정말 완전히 새로워졌다는 느낌을 주기 어렵다. 그건 다들 예상하고 시작한 것"이라고 말했다.
윤 위원장은 인적 쇄신 대상의 거취 표명을 비대위 의결을 통해 촉구할 수 있는지에 대해 "개인에게 거취를 밝히라고 촉구하는 것도 비대위 안건이냐에 대해서 저는 생각을 달리한다"면서도 "오늘 사무총장이 정리했다. 안건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달 20일 열리는 의원총회에서 혁신안 추인 계획이 있는지 묻자 "들은 바 없다"고 했다. 의원총회 개최 여부에 대해서도 "의원총회를 열고 안 열고는 지도부의 판단"이라며 "(취소된다면) 왜 안 열리는지 보고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당내 일각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을 옹호하고 부정선거 음모론을 주장하는 한국사 강사 전한길씨의 책임당원 가입을 두고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 것에 대해선 "당원 가입을 막을 수는 없겠지만, 개인의 목소리를 증폭시키는 것은 정치인의 몫"이라며 "그 정치인들의 행위가 우리 당을 더 위태롭게 만든다는 것이 제가 걱정하는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윤 위원장은 다음 날 예정된 혁신위 4차 회의에서 새로운 혁신안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