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부 1기 내각을 구성할 장관후보자 검증작업을 둘러싸고 이진숙 교육부장관 후보자와 강선우 여성가족부장관 후보자가 논란의 중심에 섰다. 특히 연구윤리와 공교육 회피, 갑질 등 두 사람에게 제기된 의혹은 해당부처의 특성을 고려할 때 자격시비를 부르기에 충분하다.
이진숙 후보자는 16일 인사청문회에서 제자 논문 가로채기 의혹에 대해 "교수와 제자가 공동 연구를 하는 이공계의 일반적인 관행"이라고 주장했다. 연구기획과 방법론 등을 정해주면 실험 등 구체적인 내용은 제자들이 손발이 돼 도와주는 것이기 때문에 "교수가 제1저자가 되는 건 너무 당연하다"고 했다. 그러나 제자 학위 논문임을 밝히지 않고 자신을 제1저자로 넣어 학술지에 발표하는 건 연구 지침 위반에 해당한다.
후보자의 주장처럼 지도교수가 실질적 저자가 된다면 그 논문은 학생이 쓰지 않은 것과 마찬가지란 점에서 범학계 검증단은 "문제가 없다고 주장한다면 스스로 교육자이길 포기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논문의 오탈자까지 베껴쓴 표절의 흔적과 관련, 이 후보자가 "큰 실수가 있었다면 오탈자"라고 언급한 대목도 교육자답지 못하다.
'엄마의 마음으로 유학'…공교육 정상화와 다른 길
중학생 자녀 조기유학으로 초중등교육법을 위반하고, 두 딸 모두 국내 공교육에서 빼내 미국 기숙형 사립학교에 보낸 건도 교육 수장의 자격 미달에 해당한다. "엄마의 마음으로" 유학보내는 건 자유지만 공교육 정상화를 바라는 민심의 눈높이와는 거리가 있다. 교육백년지대계 측면에서 교육부장관에게 요구되는 건 교육철학인데 이 후보자의 이력에서 교육철학과 비전을 밝힌 대목도 찾기 힘들다는 지적이 나온다.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는 보좌진 갑질 논란에 "상처받았을 보좌진에게 심심한 사과를 드린다"면서도 "쓰레기 처리 지시 등 갑질 의혹은 부인했다. "먹던 음식을 다음 날 먹기 위해 차에 두고 나왔다"는 취지의 해명은 강 후보자가 집 쓰레기를 지역구 사무실로 가져가서 버리라고 지시한 대화 내용이 공개되면서 거짓해명 논란을 불렀다.
그외 자택 화장실 비데 등 집안일과 관련해서도 보좌진을 사적으로 부려도 괜찮은 대상으로 보고 있는 것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 정치적 결사를 구성하는 작은 조직인 의원실 내에서 잡음이 흘러나오는 건 갑질 논란 외에 리더십의 문제까지 돌아보게 한다.
'존중해야 존중받는다'…갑질과 리더십 문제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4일 예비사무관을 대상으로 한 특강에서 "위를 존중하되 굴욕적이지 않고, 아랫사람을 대하되 비하하거나 하대하지 않으면 나도 존중받는다"고 말했다. 과연 강 후보자가 여성과 청소년, 사회적 약자 보호, 인권 증진에 앞장서야 할 부처의 수장으로 리더십을 발휘할 적합한 인물인지도 돌아봐야 한다.
인사검증에 대해서는 새 정부에 거는 기대만큼이나 진보진영을 포함한 각계의 관심이 지대하다. 민주당 보좌진협의회와 여성단체, 교수단체, 전교조, 시민단체가 자진사퇴 요구에 나선 형국이다. 대통령실은 인사청문회 이후 국민눈높이에서 장관 임명 여부를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이진숙 후보자 등 지명에 여성과 지역, 이공계 배려가 작용했다고 한다. 하지만 적격이 아닌 후보자를 보호한다고 여성과 지역, 이공계가 배려되는 건 아닐 것이다. 당장은 국정에 부담이 되더라도 국민주권정부의 취지를 살리는 게 길게 보면 부담을 줄이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