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협도 뿔났다' 초유의 감독-단장 동시 경질한 키움 질타 "특정인 중심 기형적 운영 중단해야"

지난 14일 해임 통보를 받은 키움 홍원기 감독. 연합뉴스

최근 감독과 단장, 수석 코치를 한꺼번에 경질한 프로야구 키움의 구단 운영에 대해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가 질타했다.

선수협은 16일 "수년째 비정상적인 운영으로 지탄을 받고 있는 키움 히어로즈의 행보를 규탄하며 선수와 팬을 실망시키고 나아가 한국 프로야구 전체의 발전을 저해하는 행위를 그만둘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키움은 지난 14일 "홍원기 감독, 고형욱 단장, 김창현 수석 코치에 보직 해임을 통보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선수협은 특정 인물을 겨냥했다. 선수협은 "최근 키움은 비상식적인 인사 단행으로 연일 도마 위에 오르고 있으며 그 내용 또한 특정인에 의한 기형적 인사 의혹과 낙하산 채용 비리 의혹 등 종류도 종합선물세트 수준"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의혹들의 손가락 끝은 모두 특정인 한 사람을 가리키고 있으며 이는 구단의 운영이 특정인 개인을 위해 파행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의심을 사기에 충분해 보인다"고 짚었다.

선수협이 구체적인 이름을 거론하지 않았지만 이장석 전 구단 대표를 비판한 것으로 해석된다. 최근 이 전 대표의 딸이 공채를 거치지 않고 지난해 겨울 3개월 동안 구단 인턴으로 근무한 사실이 알려져 특혜 의혹이 불거진 바 있다.

이 전 대표는 구단 운영과 관련해 사기와 횡령, 배임 등 혐의로 지난 2018년 실형을 선고받았다. 이에 한국야구위원회(KBO)로부터 영구 실격 처분을 받아 구단 운영에 개입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초유의 감독, 단장 동시 해임 등 인사는 이 전 대표가 아니면 할 수 없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앞서 키움은 2019년 한국 시리즈 준우승을 거뒀지만 2020시즌 막판 치열한 순위 싸움 중 손혁 감독이 사실상 경질됐다. 당시도 이 전 대표의 입김이 있었다는 얘기가 돌았다.

수십억 원대 횡령 등의 혐의로 징역 3년 6개월이 확정돼 KBO에서 영구 제명된 이장석 전 히어로즈 대표. 박종민 기자


선수협은 "키움의 비정상적인 운영은 이미 많은 문제점을 야기시키고 있지만 특히 구단 내 선수 및 시설에 대한 투자 부분에서 더욱 처참하다"면서 "샐러리캡과 관련해 평균을 한참 밑도는 선수단 운영은 선수층과 사기에 영향을 주고 해당 구단의 성적 하락의 요인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고 질타했다. 키움은 전반기 27승 61패 3무로 간신히 3할 승률을 넘었는데 9위 두산과도 10.5경기 차 최하위에 머물렀다.

퓨처스(2군) 팀에 대한 지적도 이어졌다. 선수협은 "고양 히어로즈(퓨처스 리그) 운영은 더 암울한 수준인데 선수단이 사용하는 고양 국가대표 훈련장은 시설의 열악함이 문제가 되고 있다"면서 "라커룸은 혼자 사용하기도 비좁아 선수들의 짐은 항상 복도에 널려 있으며, 실제로 선수협에서 매년 순회 미팅을 진행하고 있지만 변변한 교육실이나 세미나실 하나 없어 비좁은 라커룸에서 서로 뒤엉켜 진행된다"고 꼬집었다.

선수협은 "키움 구단의 비상식적인 운영 행보를 더 이상 묵과할 수 없으며 선수와 팬들을 대신해 규탄하는 바"라면서 "키움 히어로즈는 특정인 한 사람의 수단으로 전락해버렸다는 세간의 비판에 대해 겸허한 자세로 반성하고 이제라도 구단의 기형적 운영 방향을 바로잡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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