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교회, 기후정의 실현 위한 '10년 운동' 나선다

지난 달 18일부터 24일까지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에서 개최된 세계교회협의회 제70차 중앙위원회.

전 지구적 기후 비상사태를 맞아 세계교회가 생태적 회심과 대전환을 촉구하는 10년간의 장기 운동에 돌입한다.

세계기독교교회협의회(WCC)는 지난달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에서 제70차 중앙위원회를 개최하고,  '기후정의 실천을 위한 에큐메니컬 10년'을 공식 출범했다.

'에큐메니컬 10년'은  세계교회가 2035년까지 10년간 공동의 실천 과제와 목표를 갖고 하나 돼 연대와 행동에 나서겠다는 목표로, 교회의 정체성과 사명을 기후위기 대응에 깊이 연결하는 전략적이고 신앙적인 글로벌 운동이다.

10년 운동은 단기적 캠페인이나 선언에 그치지 않고 지속적이고 심층적인 행동과 제도 변화를 일으키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2029년까지는 운동의 기반을 구축하고 동력화하는 1단계로 진행된다. 세계교회에 비전을 확산하며 전반적인 동맹과 가시적 행동을 촉발한다는 목표다. 이어 2030년~2034년엔 기후정의를 위한 교회의 신학적·재정적·제도적 틀을 형성해 2035년 이후에도 영향력이 지속되도록 할 계획이다.

대륙별·국가별·지역 공동체에서 각 맥락에 맞는 실행 전략을 개발하고, 생태신학 발전과  창조절 캠페인, 기후 전도사 양성, 대규모 행동의 날, 세계 기후정의를 위한 금식과 순례, COP(유엔 기후총회) 참석 등의 실질적 활동을 펼쳐나갈 예정이다.  

WCC는 "기후 비상사태는 교회의 부차적 관심사가 아니"라며 "교회가 취약한 자들을 옹호하고 창조 세계를 파멸시키는 시스템에 도전하는 것은 복음의 핵심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중앙위원회에서 채택된 '기후 정의 실천을 위한 에큐메니칼 10년(2025~2035)' 문서는 이번 운동이 단순한 환경보호 캠페인이 아닌, 근본적 신앙갱신과 선교적 임무임을 강조했다.

WCC는 "10년 운동은 생태적 죄와 불의의 시스템에서 돌이켜 쇄신과 화해의 길로 초대하는 신앙인의 예언자적 소명"이라며 "창조 세계의 탄식과 가장 취약한 계층의 울부짖음에 응답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기후위기의 최대 피해는 남반구와 빈곤‧배제 집단에 몰리고 있지만, 근본 해결을 가로막는 건 부유국, 대기업, 성장중심 체제"라고 지적하며 "전 세계 곳곳에 뿌리내린 교회가 도덕적 권위를 앞세워 피해자의 목소리를 대변하며 '치유와 구원의 이야기'를 세계에 전할 책임이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생태계 파괴를 초래한 추출주의적 자본주의, 식민주의, 소비주의 체제에 우리가 공모했던 것을 회개한다"면서 "교회가 '지속가능성의 성소'이자 '회복탄력성의 중심지'가 돼야 한다"고 신앙공동체의 구조적 변화를 촉구했다.

한편, 이번 운동엔 WCC 회원교회 외에도 전 세계 에큐메니컬 조직, 신학기관, 시민단체, 청년·여성·원주민 등 다양한 주체들이 동등하게 참여하고, 최전선 지역과 취약계층의 리더십이 강조됐다. WCC는 재생에너지로의 전환· 기후 약자들과의 연대, 식량주권· 배상과 정의의 경제 구현을 강조하며 정책·구조 개혁, 예언자적 저항, 시스템 변화로 나아갈 것을 천명했다.

WCC 기후정의와지속가능한발전위원회 부위원장인 배현주 목사는 "교회협의회(NCC)와 교단기구, 신학 교육기관, 에큐메니칼 및 종교 간 협력 파트너, 기후정의 운동가들이 에큐메니칼 조직을 넘어 광범위하고 지속으로 협력하고 참여해야 한다"며 한국교회의 적극적인 동참을 당부했다.

추천기사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