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도심 곳곳에 위치한 장기 방치 건축물과 관련한 광주시의 소극적인 태도를 질타하는 목소리가 시의회에서 나왔다.
광주광역시의회 이명노 의원(더불어민주당·서구3)은 14일 열린 제334회 임시회 시정질문을 통해 "30년 넘게 방치된 서진병원 문제는 더는 미뤄둘 수 없는 민생 현안"이라며 강하게 지적했다.
서진병원은 1982년 서남대학교가 의과대학 유치를 위해 착공했지만, 1989년 자금난으로 공사가 중단된 후 지금까지 30년 넘게 방치돼 있는 건축물이다. 특히 서진여고와 대광여고 등 교육시설과 인접해 있어, 악취와 소음, 무단투기, 경관 훼손 등으로 주민과 학생들의 지속적인 민원이 제기돼왔다.
이명노 의원은 "해당 건물은 학생들의 통학로 바로 앞에 위치해 있어 학부모와 주민들의 불안이 크지만, 광주시는 법적 책임이 없다는 이유로 중재도, 매입도, 활용 계획도 내놓지 않고 수년간 방치해왔다"고 비판했다.
현행 '공사중단 장기방치건축물 정비 등에 관한 특별조치법' 상 시·도지사는 일정 요건 충족 시 직권으로 철거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진다는 게 이 의원의 주장이다.
이에 대해 광주시는 사유 재산에 대한 철거는 실익이 있어야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이명노 의원은 "광주시는 매년 실태조사만 반복하며 정작 실행계획은 내놓지 못하고 있다"며 "시민안전과 민생을 경시하는 무책임한 행정"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의원은 또한 "만약 소송이 진행 중이라면 시가 중재에 나서거나 건축분쟁전문위원회를 통한 해결책을 모색해야 한다"며 "민간과의 협력을 통한 활용 방안 마련 등 적극적인 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다"고 촉구했다.
이명노 의원은 "이제는 도시 미관, 학생 안전, 주민 불편 등 다각적인 관점에서 광주시가 결단을 내려야 할 시점"이라며 "서진병원 문제는 광주시 도시정책의 책임성과 방향성을 보여주는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광주시는 "빈 건축물에 대해 올 하반기 용도·안전성·활용성 등에 대한 전수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라며 "지속적인 현황 관리를 통해 사각지대 없이 정비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