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얼리티 예능 '사상검증구역: 더 커뮤니티'로 화제성과 작품성을 동시에 인정받은 권성민 PD가 신간 '커뮤니티에 입장하셨습니다'를 출간했다.
극단화된 여론과 분열된 공론장 속에서, 우리는 어떻게 서로를 이해하고 공존할 수 있을까. 이 책은 그 근본적인 질문에서 출발한다.
'커뮤니티에 입장하셨습니다'는 리얼리티 프로그램이자 일종의 사회 실험이었던 '더 커뮤니티'의 기획 배경과 제작 과정을 바탕으로, 정치·계급·젠더·사회 윤리를 둘러싼 첨예한 갈등을 어떻게 다룰 것인가에 대한 깊은 사유를 담았다.
실제 방송에서 화제를 모았던 '사상검증 테스트'와 그에 참여한 120만 건 이상의 데이터를 분석하며, 한국 사회가 처한 의견 지형을 입체적으로 탐색한다.
저자 권성민은 "우리는 납작한 의견으로 환원될 수 없는 존재"라고 말하며, 온라인상에서 극단적인 진영 논리에 갇히는 대신, 상대의 언어를 이해하고 그가 서 있는 자리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책은 정치 성향의 이분법을 넘어서 좌우, 부유-서민, 페미니즘-반페미니즘, 전통-개방이라는 대립 축을 섬세하게 풀어내고, 이를 통해 질문과 대화가 움트는 스펙트럼의 정치를 모색한다.
프랑스 혁명 이후 등장한 좌우 개념의 역사에서부터 조너선 하이트의 도덕심리학까지 정치사상 전반을 쉽게 설명하고, 특히 젠더 갈등의 복잡한 현실을 남녀 모두의 입장에서 들여다보는 방식도 인상적이다. '착실한 화물차'에 대한 비유처럼 이 책은 독자의 일상 감각에 가닿는 언어로 논쟁적 주제를 풀어낸다.
'커뮤니티에 입장하셨습니다'는 어느 입장을 규정짓기보다, 우리 사회가 잃어버린 대화의 방식을 회복하려는 시도로 읽힌다.
권성민 지음 | 돌고래 | 356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