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호(더불어민주당) 경기 안양시장이 과거 도올 김용옥 교수와 만나 '맹자 사상'에 관한 대화를 나눈 일화를 소개하며 지난 윤석열 정권의 국가 리더십 문제를 되짚었다.
10일 최 시장은 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 4년 전쯤 안양을 찾은 김용옥 교수에게 지도자의 덕목과 관련한 일부 맹자 철학을 물어보며 나눈 의견 속에 지난 정권 문제점의 핵심이 담겨있다고 밝혔다.
최 시장이 김 교수와의 만남에서 언급한 건 '불위야 비불능야(不為也 非不能也)'다. 맹자가 제나라 선왕에게 한 말로 '하지 않는 것이지, 할 수 없는 것이 아니다'라는 뜻이다. 능력이 있는데도 의지가 부족해 행동하지 않는 것을 비판하는 내용이다.
이를 감안해 최 시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국가지도자로서 반드시 해야 할 일들을 제대로 하지 않고, 오히려 해서는 안 될 일들만 해오다 계엄선포라는 극단적 '행동'을 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아무리 최고 지도자였어도 국민들에게 그릇된 행동과 결과를 초래했으면, 즉각 고개를 숙였어야 했다"며 "지금 늦은 시점이더라도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하길 마지막으로 기대해 본다"고 했다.
그러면서 "안양시정을 돌보는 것도 작은 하나의 국가를 살피는 일이라고 여겨 왔다"며 "맹자의 가르침, 도올 선생의 조언을 가슴 깊이 새겨 '안양시 재도약'을 위해 게으름 피우지 않고 정진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앞서 최 시장은 지난 2021년 7월 자신의 페이스북 글에서 "이 시대의 석학인 도올 김용옥 교수님께 또 한 수 배웠다"며 "유튜브 강의를 보고 있는데 저의 이야기를 하셔서 깜짝 놀랐다. 모르는 것은 예습하고 복습하고 확인해서 알려야 한다는 겸손의 말씀 중에 저와의 일화를 언급하셨다"고 말했다.
당시 김용옥 교수는 유튜브 강의(도올TV)에서 "최대호 시장이 불위야 비불능야를 멋있게 써서 보여주더라"라며 "논어에는 없는 구절이라서 나중에 찾아봤다. 이게 맹자 사상에 있었다는 걸 알게 됐다"고 했다.
이어 김 교수는 "맹자가 말하려던 건 이상적인 정치, 즉 왕도의 정치는 '왕들이 하지 않고 있는 것이지, 못하는 게 아니다'라는 뜻"이라며 "'불능'이 아니라 하지 않는다(불위야)고 야단을 친 것이다. 이걸 나한테 물어본다는 것 자체만 봐도 (최 시장이) 아주 훌륭한 지도자다"라고 치켜세웠다.
한편 김 교수는 12·3 비상계엄의 실패에 대해 '역사의 천명'이라고 비판하면서, 민주당의 이재명 일극체제에 대해서는 '확고한 리더십 증거'라고 평가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