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비상계엄과 관련한 내란·외환 의혹을 수사하는 조은석 특별검사팀이 5일 피의자 윤석열 전 대통령을 소환해 조사를 이어가고 있다. 오전 중 체포저지 혐의 조사를 마무리한 특검은 중식 후 오후 조사를 재개했고, 여러 혐의들을 순차적으로 살펴볼 예정이다.
이날 특검은 "오전 체포 방해 조사는 끝났다"며 오후 조사 때는 나머지 혐의를 조사한다고 밝혔다. 특검은 앞서 오전 조사를 오전 9시 4분부터 약 3시간 동안 진행한 후 점심 식사를 위해 오후 12시 5분쯤 조사를 잠시 중단했다. 1시간 뒤인 오후 1시 7분부터 조사를 재개해 윤 전 대통령을 신문 중이다.
오전에 체포저지 혐의 조사가 마무리됨에 따라 지난 28일 조사가 이뤄지지 않은 비화폰 서버 삭제에 따른 대통령경호법 위반, 계엄 국무회의 관련 직권남용과 외환 등 혐의에 대해서 조사가 진행될 예정이다. 박지영 특검보는 이날 오전 브리핑에서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조사량이 많다며 "오늘 중으로 소화가 되면 끝나는 것이고 안 되면 추가 소환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검은 앞서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유상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을 참고인으로 조사했다고 밝혔다. 이들의 진술을 바탕으로 윤 전 대통령이 국무위원들에게 보장된 계엄 심의권을 침해하는 등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 적용이 가능한지도 들여다볼 예정이다.
아울러 한덕수 전 국무총리와 김주현 전 민정수석 등을 소환해 확보한 진술을 토대로 계엄 전 국무회의와 안가 회동 의혹에 대해서도 집중 추궁할 것으로 보인다. 특검은 앞선 조사 과정에서 사후에 작성된 계엄 선포문에 한 전 총리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뿐만 아니라 윤 전 대통령도 서명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이 외환죄 수사도 속도를 내고 있는 만큼 관련 내용에 대한 신문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1일 특검은 국방과학연구소 실무자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기도 했다. 윤 전 대통령의 외환 혐의는 작년 10월 비상계엄 선포의 명분을 쌓기 위해 평양에 무인기를 보내 무력 충돌을 유도하거나 남북 간 긴장 관계를 조성하려 했다는 의혹이 골자다.
한편 윤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9시쯤 검은색 카니발 차량을 타고 서울고검 청사 현관 앞에 도착했다. 짙은 파란색 양복을 입고 붉은색 넥타이를 맨 윤 전 대통령은 '국민들에게 사과나 혐의에 대해 설명하실 말씀 없느냐', '박창환 총경 조사를 오늘도 거부할 것인가', '사후 계엄 선포문 작성에 관여했냐', '폐기는 왜 승인했냐' 등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지 않고 청사 안으로 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