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 ''무사'' ''데이지'' ''중천'' ''놈놈놈''등 정우성은 그동안 극적이고 동적인 인물을 주로 연기해왔다. 그가 가장 일상적인 연기를 선보인 ''똥개''는 관객들로부터 ''이미지 오류''를 일으켜 그야말로 외면을 받았다.
그랬던 그가 이번에는 소소한 일상 속으로 뚜벅뚜벅 걸어 들어왔다. ''호우시절''에서 정우성은 한때 시인을 꿈꿨지만 지금은 평범한 건설회사 직원인 30대 중반의 남자 ''동하''로 변신했다.
정우성은 실제 자신 나이와 비슷한 일상적 인물을 연기하면서 공식석상에서 자신 만의 유머감각을 뽐냈다. 대표적인 예로 ''호우시절'' 제작발표회에서 ''이제 아저씨 소리 들을 나이다''라는 지적에 정우성은 "앞으로 아저씨라는 단어의 정의가 멋진 남자로 바뀌는 것이냐"며 농을 쳤다.
정우성은 이에 대해 "난 장난스런 성격이다. 그래서 살짝 질색한 척 한 것이다. 아저씨 소리 들을 나이 맞다. 예전에 여자 친구에게도 아저씨 소리 들었다"며 자신의 숨겨진 모습을 소개했다. 정우성은 또한 "남자배우들과 주로 호흡을 맞춘 ''놈놈놈'' 촬영이 가장 속편했다"는 말로 솔직한 면모를 드러냈다.
"나도 남자인데 왜 현장에서 남자배우들을 신경 쓰나? 다들 알아서 잘 지내겠지(웃음). 여자 배우들끼리도 마찬가지 아닐까. 하지만 여자배우는 신경써줘야 한다. 상대 남자배우로써 그녀가 현장에서 편하게 지내길 바란다."
정우성은 허감독의 작품 중 ''외출'' 빼고 전부 캐스팅 제의를 받았다. 감독에 대한 정보가 전혀 없었을까? 정우성은 "전혀 몰랐다"고 강조했다. "마치 곱디고운 여자라 생각하고 만났는데 알고 보니 다른 여자여서 ''허걱'' 놀란 형국이었다"며 자신의 심경을 비유했다.
하지만 ''인내는 쓰고 그 열매는 달다''고 했다. 정우성도 마찬가지. 정우성은 "허진호 영화 속 남자 캐릭터는 작은 실수를 하고 작은 속임수도 쓸 줄 알며 그다지 정의로울 필요도 없다. 또 현실에 대해 냉소적이고 무덤덤한 구석이 있다. 이게 누구다 다 살면서 가지게 되는 모습이잖나. 다들 자신 속의 모습이 극에서 튀어나오니 굉장히 공감하는 것 같다"며 허감독과 함께 이룬 결과물에 만족했다.
보통 멜로는 여자관객을 위한 장르로 여겨진다. 하지만 허진호 감독은 남성들을 위한 멜로를 만들고 있다. ''봄날은 간다''가 가장 대표적이며 이번 ''호우시절''도 남성 관객들의 뜨거운 지지를 얻고 있다. 정우성은 "특히 ''비트'' 세대 기자들이 자신과 마찬가지로 나이 먹어가는 정우성의 모습에 큰 공감을 해주는 것 같다"며 "남자가 봐도 재밌는 멜로"라고 ''호우시절''을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