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의 취임후 첫 기자회견에서는 통합을 골자로 한 인사관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특히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유임과 최근 검찰 인사를 둘러싸고 지지층 내에서 논란이 제기되는 와중에 '콘크리트'와 '로봇 태권브이'까지 등장시킨 독특한 설명이 눈길을 끈다.
이 대통령은 3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통합과 협치, 그리고 인사는 관련성이 매우 높다"면서 "시멘트, 자갈, 모래, 물을 섞어야 콘크리트가 된다"고 밝혔다.
그는 "시멘트만 잔뜩 모으면 그냥 시멘트 덩어리, 모래만 잔뜩 모으면 모래 덩어리가 될 뿐이다. 차이는 불편한 것이기도 하지만 시너지의 원천이기도 하다. 특히 정치의 영역에서는"이라고 강조했다.
통합의 국정을 해야 하는 대통령으로서 색깔과 계파를 구분하지 않고 실용적인 관점에서 인재를 등용하겠다는 인사관을 강조한 것이다.
먼저 직업공무원을 쓸 수 밖에 없는 현실론을 언급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성남시장, 경기지사를 거쳐오면서, 우리하고 색깔이 비슷한, 우리를 지지했던 쪽을 다 골라내면 남는게 없더라. 골라낼 수도 없었고, 있는 자원을 최대한 써야 했다"고 말했다.
둘째로 직업공무원은 쓰는 사람, 즉 지휘권자 하기 나름이란 점을 설파했다.
그는 "공직 사회는 로봇 태권브이와 비슷해서 그 자체는 엄청난 힘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그 헤드에, 조정관에 철수가 타면 철수처럼 행동하고 영희가 타면 영희처럼 행동한다"며 "그러나 철수나 영희가 아무것도 안 하면 결국 공직 사회 그 자체가 제자리에 주저앉아서 엉뚱한 행동을 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직업 공무원들은 지휘자, 인사권자에 따라서 움직이게 돼 있는 만큼 개별역량이나 국가에 대한 충성도, 부정부패를 저지르지 않는 기본 소양만 갖추고 있다면 결국 지휘자가 지휘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게 돼 있다는 것이다.
이 대통령은 "공직 사회에 대해서 영혼이 없다, 해바라기다, 이야기 하는데 사실은 그렇게 비난하면 안 된다"고 변호했다.
"직업 공무원들은 국민이 선출한 대표, 국민의 주권 의지를 대행하는 지휘관에 따라서 움직이는 게 법률상 의무일 뿐만 아니라 그렇게 훈련돼 있다"며 " 내용을 채우는 것은 국민으로부터 직접 선출된 인사권자, 최종 책임자, 직설적으로 얘기하면 대통령"이라고 덧붙였다.
셋째, 이 대통령은 인사는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고 어떤 정책 과제를 수행하기 위한 수단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국민들에게 이해를 구했다.
이 대통령은 "어떤 정책을 채택할 것이냐, 또는 어떤 정책에 대해 어떤 결과를 만들어낼 거냐를 가지고 평가하고 판단하는 게 좋지 않을까"라면서 "좀 기다려 주시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