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서비스 산업의 생산성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크게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민간 서비스업은 지난해 명목 국내총생산(GDP)의 44%, 취업자 수의 65%에 달할 만큼 커졌지만, 1인당 노동생산성은 20여년째 제조업의 40% 수준을 유지했다.
서비스 산업의 취약한 노동생산성은 코로나19 팬데믹을 계기로 모든 부문에서 더욱 악화했다.
금융, 보험, 정보통신 등 고부가가치 서비스 부문의 생산성은 비대면 수요 확대 등의 영향으로 잠시 개선됐다가 2022년 이후 하락 전환해 최근에는 팬데믹 이전 장기추세를 10% 가량 하회하고 있다.
도소매,숙박,운수 등 저부가가치 서비스 부문의 생산성 역시 팬데믹 이후 하락했다가 점차 회복되고 있지만, 여전히 팬데믹 이전 장기추세를 7% 정도 밑돌고 있다.
이같은 생산성 저하는 서비스업이 제조업의 생산과 수출을 지원하는 역할에 그치면서 자립적인 성장 기반이 취약해진 점이 원인 중 하나라고 한은은 설명했다.
이로 인해 서비스업 투자율은 2000년 26%에서 2022년 18%로 떨어졌고, 주식시장 시가총액도 제조업의 절반에 그쳤다고 한은은 지적했다.
고부가가치 서비스의 경우 내수와 공공 부문에 지나치게 의존하면서 해외 시장 진출이나 혁신을 꾀하지 못했고, 저부가가치 서비스는 양질의 일자리 기반이 취약해 생계형 자영업 진입이 확대됐다.
한은은 "규제 완화와 함께 고부가가치 서비스업은 제조업과의 융합으로 시너지를 극대화하고, 저부가가치 서비스 생계형 자영업자들은 중견 이상 규모의 기업 일자리로 이동하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