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아이다호주에서 산불 진화에 나선 소방관들이 총격을 받아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총격을 가한 용의자도 경찰과 대치 끝에 현장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AP통신과 CNN방송 등에 따르면, 29일(현지시간) 오후 1시 30분쯤 아이다호 쿠테나이 카운티 소방당국은 쾨르드알렌 북쪽 캔필드 산에서 발생한 산불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했다. 출동 약 30분 뒤, 현장 인근에서 총성이 들렸다는 신고가 처음으로 접수됐다.
당시 현장에 있던 소방관들은 무전을 통해 "당장 경찰관을 보내달라. 소방관 2명이 쓰러졌고 모두 총을 맞았다"면서 긴급 구조를 요청했다. 또 다른 소방관은 "소방차 뒤에 숨어 꼼짝하지 못하고 있다. 범인이 일부러 불을 내 우리를 유인한 것 같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총격을 받은 소방관 2명은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결국 숨졌고, 또 다른 소방관 1명은 중상을 입은 채 치료를 받고 있다. 당국은 "부상 소방관은 목숨을 걸고 사투를 벌였으며, 현재는 안정적인 상태"라고 전했다.
갑작스러운 총격 사건에 인근 지역의 등산객과 주민들도 긴급 대피했다.
총격 용의자는 사건 발생 약 5시간 뒤, 현장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시신 인근에선 공격에 사용된 것으로 추정되는 총기가 함께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국은 예비 조사 결과, 용의자가 의도적으로 산불을 일으킨 뒤 매복해 소방관들에게 총격을 가했다고 보고 있다.
밥 노리스 쿠테나이 카운티 보안관은 "총탄의 궤적과 사용된 무기의 종류를 고려할 때 총격범은 단독범으로 보인다"며 "그가 화재를 일으키고 매복한 것은 의도적인 범행"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범인이 바위 지형에 숨어 고성능 소총을 사용한 정황도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미 연방수사국(FBI)은 정확한 범행 동기와 경위를 파악하기 위한 수사에 착수했다.
총격은 종료됐지만, 산불은 여전히 진화되지 않은 상태다. 노리스 보안관은 "현재까지 산불로 약 8937㎡의 면적이 소실됐으며, 총격 사건으로 인해 진화 작업이 지연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