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산업 정책의 방향타를 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에 현직 기업인 김정관 두산에너빌리티 사장이 전격 발탁됐다.
기획재정부 관료 출신으로 7년 가까이 기업 현장을 누빈 김 사장의 등장은 업계에서 "성장 정책에 방점 찍은 새 정부의 의지"라는 평가와 함께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29일 산업부 장관 후보자로 김 사장을 내정했다.
현직 기업인이 바로 산업부 장관 후보로 지명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관가에서도 "기업인이 곧바로 산업장관에 임명된 사례는 없었다"며 '깜짝 발탁'이라는 반응이 나왔다.
김 후보자는 행정고시 출신으로 기획재정부, 한국은행 등에서 정책통으로 활약하다 2018년 두산그룹에 합류해, 현재 두산에너빌리티 마케팅 담당 사장으로 실물 경제 현장에서 7년 가까이 활동해 왔다.
이처럼 관료와 기업인 두 경험을 모두 갖춘 인사가 산업장관에 발탁된 것은, 경제 체질 개선과 혁신을 바탕으로 한 '진짜 성장'에 집중하겠다는 새 정부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업계도 환영하는 분위기다. 특히 원전 생태계의 핵심 기업인 두산에너빌리티 사장 출신이라는 점에서, 원전과 신재생을 조화시키는 '합리적 에너지 믹스' 정책의 안정적 추진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한 업계 관계자는 "관료 경험이 많기 때문에 숫자와 정책을 다루는 데 능할 것"이라면서 "최근에는 기업에서 활동하면서 정부 정책 기업에 어떻게 적용되는지도 잘 알 것"이라고 말했다.
김 후보자가 청문회를 거쳐 장관에 임명되면, 반도체·디스플레이·이차전지·자동차 등 첨단 산업에서 치열해지는 중국과의 경쟁, 한국형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등 전략 산업 육성 등 과제들이 산적해 있다.
특히 오는 7월 8일 상호관세 유예 시한을 앞두고 진행되고 있는 대미 관세 협상에서 통상 수장인 산업부 장관의 역할이 더욱 주목되고 있다.
또 이 대통령 공약에 따라 기후에너지부 출범 전까지 환경부와 협력해 '재생에너지 대전환'을 중심으로 한 새 에너지 정책의 기초를 마련해야 하는 임무도 맡게 된다.
대통령실은 이날 김 후보자와 관련해 "경제 관료 역량을 갖추고, 실물 경제를 경험한 핵심 인재"라면서 "산업정책 전반에 대해 전문성을 갖추고 있고, 실행력도 가진 후보자로 이 대통령의 에너지 믹스 철학을 잘 구현할 것"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