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공군의 이란 핵시설 공습 관련 정보기관 보고서가 언론에 유출되면서 백악관이 연방의회와의 정보 공유를 제한하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NBC방송은 27일(현지시간) 백악관 고위 당국자의 말을 인용해 정부와 의회 간 기밀자료 공유 시스템인 '캡넷(CAPNET)'에 올라가는 정보량을 줄이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가 상원의원들을 상대로 이란 핵시설 공습에 대한 비공개 브리핑을 진행하기 직전 내려진 결정이다.
야당인 민주당은 강하게 반발했다. 척 슈머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행정부는 이 결정을 즉각 철회해야 한다"며 "그들은 진실이 알려지는 걸 원치 않는다. 트럼프가 주장하는 '진실'은 대부분 거짓이었다는 걸 우리는 알고 있다"고 비판했다.
반면 공화당 지도부는 백악관의 결정을 지지했다.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은 "이번 일은 명백한 유출"이라며 "보고서가 의회를 통해 흘러나갔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다만 실제 유출 경로가 의회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NBC는 전했다.
앞서 CNN과 뉴욕타임스(NYT) 등은 국방정보국(DIA)의 비공개 보고서를 인용해, 미국의 공습이 이란 핵시설의 지상 구조물만 파괴했을 뿐 핵심 내부 시설에는 큰 피해를 주지 못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에 격분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해당 보도를 한 기자의 실명을 거론하며 "CNN에서 해고되어야 한다. 3일간 그가 가짜뉴스를 내보내는 걸 봤다. 그는 즉각 비난받고 '개처럼' 쫓겨나야 한다"고 원색적인 비난을 퍼부었다.
이런 가운데 이날 군과 정보 당국은 상원 의원들을 상대로 비공개 브리핑을 진행했지만, 여야의 시각 차이는 전혀 좁혀지지 않았다.
특히 DIA의 초기 보고서에 따르면 이란이 농축 우라늄의 상당량을 공습 이전에 다른 장소로 옮겼다는 보도 내용이 논란이 됐다.
브리핑 이후 공화당 의원들은 대체로 군 당국의 작전이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한 반면, 일각에선 "고농축 우라늄의 행방은 확인되지 않았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상원 정보위원장인 공화당 톰 코튼(아칸소) 의원은 브리핑 직후 NYT에 "이란의 모든 농축우라늄을 파괴하거나 중단시키는 것은 이번 임무에 포함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공화당 내 강경파로 분류되는 린지 그레이엄(사우스캐롤라이나) 의원은 공습에 대한 낙관적 평가에 동의하면서도 "이란은 여전히 핵개발 야망을 가지고 있다"며 "(이란이 생산한) 900파운드(약 450kg)의 고농축 우라늄은 이번 공습의 목표물에 포함되지 않았고, 지금 어디에 있는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척 슈머 의원은 구체적인 브리핑 내용은 언급할 수 없다면서도 "회의에 참석한 사람 모두가 이란이 보유한 핵 비축량(농축 우라늄)의 행방을 둘러싼 명확성이 부족하다는 데 실망감을 표했다"며 "이번 브리핑을 통해 의회가 더 많은 발언권을 가져야 할 필요성이 더욱 명확해졌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