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호 국방부 장관 직무대행(차관)은 27일 "12·3 비상계엄은 군이 지켜야 할 정치적 중립을 훼손한 것"이라며 "그러한 사태가 벌어질 때 중요한 리더의 위치에 있던 사람으로서 그것을 막지 못하고 제 역할을 하지 못한 것에 지금도 무한한 책임감을 느낀다"고 퇴임의 변을 밝혔다.
김 직무대행은 이날 차관 이·취임식에서 국방부 간부들에게 "(12·3 사태로 인해) 여러분들이 자신의 직분에서 성실히 노력한 게 희석되고 빛이 바란 점에 대해 대단히 안타깝게 생각하고, 사과 드리고 미안한 마음을 전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군의 정치적 중립 준수를 위한 국방부의 역할을 당부하며 "군인들이 자신의 위치에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여러분들이 그들의 입장을 생각하고 그들이 주저하거나 고민스러워하지 않도록 정책 결정 과정에서 조금 더 용기를 내주셨으면 좋겠다"며 짧은 퇴임사를 마쳤다.
그는 지난해 12월 5일 당시 김용현 국방부 장관이 사직한 뒤 6개월 넘게 장관 직무를 대행하며 군내 혼란을 수습하고 안정시키는데 역량을 발휘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 직무대행은 그 이튿날인 12월 6일 만약 2차 계엄 발령 요구를 받더라도 절대 수용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발표했고, 12월 14일 당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국회 탄핵소추 가결 직후에는 군 본연의 임무에 매진할 것을 각군에 지시했다.
지난 1월에는 윤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 저지에 군 병력이 투입되는 것에 대해서도 단호한 반대 입장을 밝혔다.
그는 이날 퇴임식에서도 군 본연의 역할 수행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정치적 중립' 준수라고 했고, 아울러 "군이 본연의 역할을 수행하는데 정치가 개입되면 그 본질을 깨뜨릴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