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지명한 헌법재판소장과 헌법재판관 후보자가 임명되면 헌재는 '9인 완전체' 복귀를 하게 된다. 신임 재판관 후보자들은 모두 진보, 중도 성향으로 분류돼 헌재 이념 지형은 '진보 우세'로 기울 것으로 예상된다.
이 대통령은 전날(26일) 헌법재판관 겸 헌재소장 후보자로 김상환 전 대법관(사법연수원 20기)을, 헌법재판관 후보자로 오영준 서울고법 부장판사(연수원 23기)를 지명했다.
두 후보자가 임명되면 헌재는 두 달 만에 9인 완전체가 된다. 헌재는 지난해 10월 17일 이종석 헌재소장이 이영진·김기영 재판관과 함께 퇴임하며 두 달 넘게 6인 체제를 이어왔다. 그러다 올해 1월 1일 조한창·정계선 재판관 취임으로 8인 체제가 됐다.
마은혁 재판관의 4월 9일 취임으로 9인 완전체가 됐지만 같은 달 18일 문형배 전 헌재소장 권한대행과 이미선 재판관이 퇴임하면서 다시 7인 체제가 됐다.
현 재판관 가운데 가장 먼저 임기가 끝나는 김형두 재판관(현 헌재소장 권한대행)의 임기는 2029년 3월까지다. 두 후보자가 임명된다면 헌재는 앞으로 약 4년간 동일한 재판관 구성이 유지된다.
헌재 '이념 지형'의 변화도 예상된다. 김 헌재소장 후보자는 진보, 오 재판관 후보자는 중도 성향으로 분류된다.
김 후보자는 문재인 정부에서 김명수 대법원장 시기인 2018년 12월 대법관으로 임명됐으며, 진보적 판결을 많이 내렸다는 평가 속에 진보 성향으로 분류된다. 소신과 주관에 따라 결단력 있는 판결을 다수 내렸다는 평가도 나온다.
오 후보자는 법원 '엘리트 판사' 모임으로 알려진 민사판례연구회 회원으로 활동했고, 진보 성향 판사 모임으로 통했던 옛 우리법연구회에서도 활동했다.
기본적으로 특정한 성향에 치우침 없이 법리에 따라 판단하는 스타일로 알려져 있다. 사법부 내에서 대표적인 실력파 법관이자 민사 외에도 지식재산권·상사·형사 등 여러 분야에서 많은 논문을 쓴 '학구파'로도 통한다.
현재 구도는 마은혁·정계선 재판관이 진보, 정형식·조한창 재판관이 보수 성향으로 분류된다. 김형두 헌재소장 권한대행은 중도, 정정미 재판관과 김복형 재판관은 각각 중도진보와 중도보수 성향으로 평가된다.
이를 감안하면 두 후보자가 임명될 경우 진보 4, 보수 3, 중도 2의 구도가 된다.
김 지명자는 이날 헌재를 통해 "국민의 기본권을 보장하고 헌법적 가치를 지켜온 헌법재판소의 길에 동참할 기회가 주어져 부족한 저에겐 큰 영예"라며 "무거운 책임감으로 청문 과정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