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통 '장기요양 앱' 나흘 만에 건보공단 "깊이 사과"

국민건강보험공단. 연합뉴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요양보호사의 업무 효율을 높이겠다며 개편한 '스마트장기요양' 앱 접속 오류 사태 발생 나흘 만에 공식 사과의 입장을 밝혔다.

건보공단은 26일 입장문을 통해 "지난 23일 '스마트장기요양' 앱의 통합과 보안성 강화를 위한 리뉴얼 오픈을 실시했으나 앱 접속 장애로 사용에 큰 불편을 끼쳐드려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번 접속 장애는 사용자의 휴대폰과 서버 간 데이터를 안전하게 주고받기 위한 암호화 기능이 동시 접속자 증가로 과부하를 일으켜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공단 측은 "비상장애대응반을 가동해 암호화 기능을 수행하는 전용 장비와 서버를 증설하는 등 시스템 개선을 완료했다"며 "이번 장애로 인하여 기한 내 급여제공기록을 전송하지 못한 경우 수기 기록지를 작성하면 전자기록에 준하여 장기요양급여비용을 지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정상적인 앱 서비스를 제공 중에 있으며 시범사업 기간 운영 에도 불구하고 충분한 사전 예측과 대응시스템을 마련하지 못해 현장에 혼선을 드린 점 다시 한 번 깊이 사과드린다"고 덧붙였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스마트 장기요양 앱 접속 오류 안내문. 독자제공
'스마트장기요양' 앱은 요양보호사가 수급자 가정을 방문해 서비스를 시작하고 종료할 때 모바일 앱과 전자태그를 통해 급여 제공 기록을 자동 전송·관리할 수 있도록 개편된 시스템이다. 기존 수기작성 방식에서 벗어나 행정의 디지털 전환을 꾀하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지난달 시범 운영을 거친 뒤 정식 개편 첫날인 지난 23일부터 앱 먹통 사태가 발생했고 이틀이 지나도록 별다른 해결책이 제시되지 않으면서 업무 현장은 혼란에 빠졌다.

무엇보다 앱 개편 자체가 고령이거나 중증 치매, 의사소통이 불가능한 수급자에게 직접 서명을 받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며 요양업계 종사자들의 거센 반발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강원지역 한 돌봄업계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어르신들 앞에서 휴대전화를 켜고 일지를 작성하거나 몸이 불편한 분들에게 서명을 요청하는 것은 탁상행정의 전형"이라고 지적했다.

요양보호사들 다수가 60대 이상 고령층으로 구성된 디지털 취약계층이라는 점에서 충분한 사전 준비 없이 전면 개편을 강행한 점에 대한 비판도 제기된다. 지난해 기준 요양보호사 전체 65만7104명 중 60대 이상이 65.6%(43만1138명)에 달한다.

강원CBS 단독 보도(6월 23일자) 이후 현재 공단 자유게시판으로는 약 200여 개의 앱 오류로 인한 불만과 비판 글이 이어지고 있으며 '스마트장기요양' 앱에 대한 전면 재검토 및 개선을 촉구하는 내용의 국회청원도 올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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