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수부→부산, 광주공항→TF…李 '지역 맞춤' 행보

이재명 대통령이 25일 광주광역시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서 '광주시민·전남도민 타운홀미팅'을 하며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25일 광주를 찾아 민·군 통합공항 이전과 관련한 태스크포스(TF) 구성을 지시했다. 지난 20일 울산 AI센터 방문, 24일 해양수산부 연내 부산 이전 검토 지시에 이은 지역 맞춤 행보로, 취임 이후 공약 이행에 속도를 내는 모양새다.
 
이 대통령은 이날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서 열린 '광주시민·전남도민 타운홀 미팅'에서 광주 민·군 통합공항 이전 문제와 관련해 "정부가 주관하겠다"며 대통령실내 TF 설치를 예고했다. 

이어 "국방부, 기획재정부, 국토교통부가 모두 참여하고, 주민과 외부 전문가를 포함해 최대한 속도감 있게 조사와 논의를 진행하라"고 주문했다.
 
광주공항 이전 문제는 이 대통령이 대선 당시 공약한 사안 중 하나다. TF 구성은 지역내 갈등이 장기화되면서 정부 차원의 중재를 통해 해법을 모색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25일 전남 고흥군 국립소록도병원에서 한 환자를 위로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이 대통령은 김혜경 여사와 함께 전남 국립소록도병원을 방문해 의료진과 한센인 원생들을 만나기도 했다. "어려운 환경에서 고생이 많다는 말을 듣고 꼭 와봐야겠다고 마음먹었다"는 그는 시설 개선 필요성과 현장의 고충을 청취했다.
 
이번 광주·전남 일정은 대선에서 압도적 지지를 보낸 호남 민심을 다시 한 번 확인하는 동시에, 선거후 제기된 '호남 홀대론'을 불식시키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타운홀 미팅에서 "광주는 지난해 12월 3일부터 시작된 '빛의 혁명'의 어머니 같은 존재"라며 "진정한 민주주의와 국민주권의 실현 방안을 함께 찾아보고자 이 자리를 마련했다"고 강조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20일 울산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울산 인공지능(AI) 데이터 센터 출범식에서 참석자들과 함께 기념 세리머니에 참여하고 있다. 연합뉴스

호남 일정에 앞서 이 대통령은 영남권 민심 다지기에 먼저 나섰다. 20일에는 울산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AI 데이터센터 출범식'에 참석해 "AI 3대 강국으로 도약하겠다"는 공약 이행 의지를 피력했다. 울산 방문은 취임후 첫 지방 일정이었다.
 
이어 24일 국무회의에서는 강도형 해양수산부 장관에게 해수부의 부산 이전을 연내 추진할 수 있도록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특히 "신축 대신 기존 공간을 임대해 이전 시기를 앞당기라"고 구체적으로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수부 이전은 이 대통령이 대선 당시 부산·경남(PK) 지역을 겨냥해 내놓은 대표적인 지역 균형발전 공약이다. 그는 해수부와 함께 HMM 등 해운업체 이전을 약속하며, 부산을 해양강국의 중심지로 만들겠다고 밝힌 바 있다. 

여기에 더해 부산 출신 민주당 전재수 의원을 해수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하며 공약 이행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
 
이 같은 광폭 지역 행보는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염두에 둔 전략적 메시지로도 읽힌다. 다만 지역 간 이해관계를 조율해야 할 과제도 만만치 않다. 

해수부 이전에 대해 세종시는 "행정수도 완성에 역행한다"며 반발하고 있고, 광주·무안 간 공항 이전 문제 역시 지역 갈등으로 이어질 수 있어 정밀한 접근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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