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CBS와의 인터뷰에서 J. 월터 스털링(J. Walter Sterling) 세인트존스대 총장은 "AI가 일상화된 지금, 인간의 본질과 지혜를 되돌아보게 하는 고전 교육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레이트북스(Great Books) 프로그램을 낡고 오래된 방식이라고 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인간의 넓고 깊은 잠재력을 깨닫게 하고 대화를 통한 공감대 형성으로 이어지는 교육 방식"이라며 "이 프로그램이 지식 전달을 넘어 인격 형성과 시민성 함양에 기여한다"고 밝혔다.
스털링 총장은 또 "이 교육은 현대 사회의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적응력과 통찰력을 길러주고 자신에게 적합한 직업을 찾도록 돕는다"며 "이는 단순히 직업 훈련에 그치지 않고 올바른 시민이 되기 위한 교육"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건강한 사회는 협력과 상호 존중을 바탕으로 형성되며 전통적 고전 교육이 이를 가능케 한다"고도 말했다.
이러한 철학 아래 춘천시와 세인트존스대학은 지난 18일(현지시간) 미국 메릴랜드주 아나폴리스시청에서 '그레이트북스 프로그램'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MOA)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은 지난해 세인트존스대학의 춘천 방문에 이은 후속 조치로, 육동한 시장의 핵심 공약인 '교육도시 춘천' 실현을 위한 국제 협력의 가시적인 성과로 평가된다.
이날 협약식에는 스털링 총장을 비롯해 수잔 폴먼(Susan R. Paalman) 아나폴리스 캠퍼스 임시총장, 개빈 버클리(Gavin Buckley) 아나폴리스 시장 등 미국 현지 주요 인사들이 참석했다.
스털링 총장은 이번 협약의 향후 교류 계획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언급했다.
그는 "학생과 시민을 대상으로 한 여름 고전 아카데미, 세미나, 토론 프로그램 등 다양한 교류가 계획 중"이라며 "책을 함께 읽고 토론하는 과정은 단순한 학문을 넘어서 국경과 세대를 넘어 인류가 공유하는 본질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고 말했다.
그는 "문화적 다양성을 존중하고, 서로 다른 문화를 이해하려는 태도는 오늘날 더욱 중요해졌으며 이런 국제 교류는 강력한 메시지를 사회에 보낼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번 7월 세인트존스 교수진이 춘천을 방문해 세미나와 대화, 토론을 통해 교류의 첫걸음을 내딛게 될 것"이라며 "이 프로그램은 장기적으로 문화적 상호 학습의 장이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마지막으로 책 한 권을 추천해달라는 요청에 스털링 총장은 소크라테스의 『변명』을 꼽았다.
그는 "소크라테스가 죽음을 앞두고 자신이 무지하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이를 담담히 인정하는 장면은 깊은 철학적 울림을 준다"며 "많은 이들이 스스로 지혜롭다고 생각하지만, 진정한 지혜는 자신의 무지를 깨닫는 데서 출발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책은 자유 의지와 정의에 대한 질문이 넘쳐나는 현대 사회에서 누구에게나 영감을 줄 수 있는 고전"이라고 강조했다.
육동한 춘천시장은 "세인트존스대와의 이번 협약은 교육도시 춘천의 비전을 세계와 공유하는 상징적 이정표"라며 "향후 청소년, 시민과 함께하는 글로벌 고전 교육 기반을 더욱 확장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