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당권 레이스가 본격화하고 있다. 이재명 정부 취임후 첫 집권 여당의 대표라는 점에서 당정간 호흡이 중요한 만큼, 누가 더 '찐명'(진짜 親이재명)인지를 겨루는 경쟁이 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이번 대표 임기는 1년으로, 내년 지방선거까지만 영향력을 행사하게 된다. 하지만 여기서 대승을 거둬 연임에 성공한다면, 다음 총선도 진두지휘할 수 있다. 여권내 차기 대선 주자급으로 부상할 기회가 되는 셈이다.
이 같은 배경 때문에 후보 등록 전부터 일부 강성 지지층을 중심으로 후보군에 대한 비방 등 경쟁이 과열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당내에선 '분열의 서막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찐명' 대결 속 이재명은 '중립'?
23일 민주당 박찬대 전 원내대표가 당대표 출마를 공식 선언하며 당권 레이스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그는 2022년 대선 당시 이재명 후보 캠프 수석대변인을 맡았고, 이재명 1기 지도부에선 최고위원으로 호흡을 맞추는 등 당내 '강성 친명계'로 분류된다.이보다 약 일주일 앞서 출사표를 던진 정청래 의원 역시 대표적인 '강성 친명'이다. 이재명 1기 지도부에서 수석최고위원으로 함께 호흡했고, 22대 국회 전반기 법제사법위원장을 맡아 탄핵소추단장으로 활동하면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파면을 이끌었다.
여권 내에선 두 후보간 2파전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둘 모두 '친명'이라, 결국 '명심'이 승패를 좌우할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특히 권리당원 투표 반영률이 55%라는 점에서 이 대통령을 지지하는 당원들 표심이 어디로 향할지가 관전 포인트다.
이를 의식한 듯 최근 이 대통령이 박 전 원내대표 등 직전 원내대표단과 만찬을 가질 예정이라는 보도가 나왔으나, 돌연 전당대회 이후로 순연되기도 했다. 자칫 당권 경쟁 구도에 대통령이 개입하려 한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강성 지지층 과열…"분열 씨앗" 우려
하지만 이미 일부 이 대통령 지지층을 중심으로 정 의원의 과거 발언 등을 소환하며 비난하는 등 과열 양상을 띠고 있다. 이를 두고 실제 이 대통령의 의중이 아니더라도, 이 대통령이 전대에 개입하는 것처럼 비춰지면 결국엔 '분열의 씨앗'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분열의 양상이 과거와 같이 '친명'과 '비명'의 대결이 아닌, '친명내 분화'라는 점이 우려를 낳고 있다.
이전 윤석열 정부에서도 집권 직후 당시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를 쫓아내거나, 이후 전당대회에서 지도부를 선출할 때도 이른바 '윤심'이 노골적으로 개입하면서 분열의 단초가 됐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당시 사건들을 계기로 '친윤' 일색이던 당내에서 점차 '비윤'이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한 여당 의원은 "패배한 사람은 당분간 납작 엎드리고 있겠지만 나중에 정부의 지지율이 떨어지고나면 고개를 들 것"이라며 "앞으로 대통령이 전대에 개입하고 싶은 마음은 생기기 마련이겠지만, 어떻게든 참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두 후보들도 지지층에 자제를 당부하고 있다. 박 전 원내대표는 "우리 민주당은 하나가 됐을 때 가장 강하다"며 "내부를 향한 공격이나 비난은 중단해주시길 부탁드린다"고 했다. 정 의원도 "네거티브는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제발 이러지 말자"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