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을 사칭해 대량 주문을 유도하거나 금전을 편취하는 '노쇼(No-Show) 사기'가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소방관을 사칭하고 공문서까지 위조한 사건이 발생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23일 강원 원주소방서에 따르면 최근 원주의 한 과일가게 업주 A씨는 자신을 '원주소방서 소방관'이라고 소개한 사기범으로부터 7만 원짜리 과일 바구니 10개를 주문 받았다.
사기범은 다음날 다시 연락해 "소방서에서 구급장비 키트를 원하는 가격에 구매할 수 없는데 대신 구매해 달라"고 대리 구매까지 요청했다.
A씨는 수상함을 느끼고 기다렸지만 사기범은 끝내 나타나지 않았고 원주소방서에 확인한 결과 노쇼 사기에 당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지난 17일 원주의 한 열쇠업체에서는 원주소방서 관인까지 찍힌 위조 '물품지급 결제 확약서'를 건네며 구급 장비 대리 구매를 요청한 사기미수 사례도 발하는 등 이달에만 6건에 달하는 피해가 접수됐다.
사기범들은 소방서 직원이라며 업체에 전화를 걸어 해당 업체에서 판매하는 물품을 주문한 뒤 소방관 신분을 내세워 소화기와 구조·구급장비를 대리 구매 유도하는 수법으로 범행을 벌였다.
특히 공무원 명함이나 기관 명의의 공문서까지 위조해 과일가게, 세차장, 개인용달, 열쇠업체 등 소규모 자영업자들에게 접근했다.
이강우 서장은 "사기범들은 현직 소방관으로 신분을 속이고 자영업자에게 접근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소방서를 포함한 정부기관은 대리구매 등을 절대로 하지 않으니 사전에 철저히 확인해 노쇼 및 대리 구매로 인한 피해가 없길 바란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