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속 아이만 있다면 누구나 동시(童詩) 작가"

◇최진성> 중학생 때부터 주일학교 초등부 교사를 하다가 아이들이 좋아 초등학교 교사가 된 사람이 있습니다. 교사가 돼서도요, 동요가 좋아 아이들과 노래하다 아이들을 위한 동시를 짓는 작가가 된 사람이 있습니다. '우리 할머니가 꽃을 가꾸는 이유'라는 작품으로 2025 강원문학교육 작가상을 받은 유영화 작가의 이야기인데요. 최진성의 위클리오늘, 오늘은 유 작가 모시고 동시 작품 함께 나누며 천진하고 따뜻한 동심의 세계로 함께 가 보겠습니다. 유영화 작가 나와주셨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유영화> 안녕하십니까.
 
◇최진성> 강원CBS 강원영동CBS 청취자분들께 직접 인사와 소개 부탁드리겠습니다.  

◆유영화> 안녕하십니까. 유영화입니다.
 
◇최진성> 반갑습니다. 오늘 굉장히 이렇게 우아하고 기품 있는 목소리로 소개는 굉장히 깔끔하게 해 주셨네요. 긴장 혹시 되세요?
 
◆유영화> 조금 긴장됩니다.
 
◇최진성> 하하. 네, 많이는 안 하신 것 같고. 오늘 작가님과의 인터뷰, 특별히 우리 아이들도 참 좋아할 것 같고 또 자녀를 둔 부모님이나 아동 문학에 관심 있는 분들 특히나 더 귀 기울여서 들어주시면 좋겠습니다. 저희가 시작하기 전에 먼저 축하 인사를 드리겠습니다. 동시 '우리 할머니가 꽃을 가꾸는 이유' 이 작품으로 '2025 강원 문학교육 작가상'을 받으셨습니다.  

◆유영화> 감사합니다. '강원 문학교육 작가상'은 제가 교사이기 때문에 받을 수 있는 상입니다. 강원특별자치도 교육청 산하에 있는 학교와 교육청에 근무하는 교사 및 교직원들이 문학에 관심 있는 분들이 모여서 만든 문학회이기 때문에요. 그 안에서 교사인 저이기 때문에 받을 수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제가 20대 초반에 첫 발령을 받고 교사로 37년 동안 아이들하고 교실에서 운동장에서 생활을 했거든요. 그 아이들이 준 따뜻한 동심이 제 마음 한 켠에 차곡차곡 쌓여서 그 부드러운 마음이 동시를 통해서 나왔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아이들한테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요.
 
 제가 요즘은 퇴직할 때가 가까워 오니까 아이들이 떠드는 소리도 굉장히 사랑스러워요. 그런 걸 보면서 '아, 제가 천직이 아닌가' 그리고 '교사여서 정말 고맙고 감사하다'라는 고백을 드리고 싶습니다. 상을 주신 강원문학 교육회에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려요.

'2025 강원문학교육 작가상' 수상한 유영화 작가. 유영화 작가 제공

◇최진성> 교직 생활 37년. 40년 가까이 되는 그러니까 굉장히 긴 시간이기 때문에 또 얼마나 많은 제자들을 만나셨겠어요? (그렇죠) 그러면 강원 전 지역이라고 해도 무방할까요?
 
◆유영화> 강원도에서 저는 영서 지역. 양구, 춘천..

 ◇최진성> 지금 뭐 너무 오래 되셔가지고. 하하.

◆유영화> 아, 양구랑 화천도. 그렇게 근무한 것 같아요. 그러니까 아이들의 순수하고 순진하고 맑고 깨끗한 걸 제가 37년 동안 보아 왔잖아요. 그리고 운동장에서 깔깔대고 웃고 자기네들끼리 뭐 이야기하고 그 다음에 학교에 있는 꽃들 나무들 뭐 이런 것들을 오롯하게 37년을 보아왔기 때문에, 거기에서 쌓인 동심이 아직 또 있지 않나, 그래서 쓸 수 있지 않았는가 하는 생각입니다.
 
◇최진성> 아까 소개해 주실 때 '강원 문학교육 작가상'이 현직에 있는 교사분들이 (아니오. 현직이 아니어도) 아니어도 교사분들이 이렇게 해서 만들어진 역사도?
 
◆유영화> 한 20년 넘은 것 같습니다.
 
◇최진성> 처음 받으신 거예요?
 
◆유영화> 네, 저는 처음이죠. 올해 영광스럽게도 제가 받게 됐습니다.
 
◇최진성> 다시 한 번 축하드리고요. 아까 말씀하셨지만 아이들에게 먼저 감사를 돌린다는 말이 굉장히 인상적입니다. 저희는 보통 활동을 하시는 분들 또 작품이 있으신 분들은 그 작품 먼저 확인하는 사람들이거든요. 작품을 안 들어볼 수가 없는데 어떤 작품을 먼저 낭송을 통해 들려주실까요?
 
◆유영화> '우리 할머니가 꽃을 가꾸는 이유'인데요. 동시는 늘 그렇듯이 이렇게 그림이 그려져요. 그리고 들으면 '이게 뭐지'라고 생각하는 동시들도 있거든요.
 
근데 이 동시는 배경이 할머니와 손주 단 둘이 사는 가정이에요. 요즘은 엄마 아빠가 뭐 일을 멀리서 한다든가 아니면 뭐 헤어짐이 있다든가 아니면 돌아가시든가 어떤 뭐 여러 가지 상황에 의해서 할머니 집에 뚝 맡겨지는 아이들이 꽤 있거든요. 그래서 그 아이의 시점에서 쓴 동시거든요. 한번 낭송해 볼까요?

◇최진성> 네, 그럼 음악을 깔아드릴테니 낭송 부탁 드립니다.
 
◆유영화> 우리 할머니가 꽃을 가꾸는 이유/ 매일 아침 할머니를 독차지하는 우리 집 꽃들/ 꽃들이 매일 예쁜 건 /아이고 예뻐라 아이고 예뻐라 /할머니의 마법 때문이야/내가 매일 예쁜 건 꽃들이 보내는 향기 때문이래/ 우리 할머니가 그랬어
 
◇최진성> 아니, 길이가 길지 않은데 방금 말씀해 주셨던 것처럼 그냥 장면이 저도 상상이 되고 저희 어머니가 꽃을 좋아하셔서 저희 딸이 항상 할머니 댁에 가면 그 꽃을 가꾸는 할머니를 이렇게 보거든요. 저는 그 장면을 지금 떠올리면서 시를 들었는데 너무 좋네요.
 
◆유영화> 우리 아이의 성격이 이 동시를 들으면 어떨 것 같아요? 그늘이 지거나 아니면 슬픔이 가득하거나 아니면 기쁘거나, 어떨 것 같아요?
 
◇최진성> 저는 약간 질투하는 느낌도 좀 느껴지고, 일단은 좀 밝은 성격의 아이라는 생각이 드는데요?
 
◆유영화> 보통 애들은 엄마가 없거나 이러면 좀 구겨져 있거나 그늘이 있거든요. 그래서 소심하고 이런데 이 아이는 "내가 매일 예쁜 건 우리 할머니가 가꾼 꽃이 꽃의 향기 때문이래. 우리 할머니가 그랬어" 하면서 이 아이는 엄마 아빠가 없어도 할머니의 사랑으로 가득 찬 아이예요.

 그래서 이 아이는 할머니를 독차지하는 꽃도 질투를 안 하는 거예요. 그래서 이런 잔잔한 것들이 속속 배어 있기 때문에 동시는 훅 지나가면서 이렇게 들으면 '아, 그냥 그림이 그려지네' 이 정도지만 깊이 있게 조금씩 들여다보면서 음미를 하면 또 다른 맛이 있는 게 동시가 아닌가 싶습니다.
 
◇최진성> 지금 참 행복하게 쭉 듣고 있다가 갑자기 문제 내셔가지고 시험 보는 느낌이었어요. 하하. 동시에 담긴 의미들을 통해서 여기 등장하는 아이의 모습까지도 (드러나서) 좋네요. 아까 잠깐 말씀해 주셨습니다만 이제 교사로서 37년 제자 양성에 힘써 오신 선생님이시기도 합니다. 동시에 동시를 짓는 활동들도 꾸준하게 해 오셨는데 언제부터 하셨던 거예요?
 
◆유영화> 사실 제가 동시를 짓는 작가가 될 거라는 생각은 살아오면서 한 번도 한 적이 없어요. 동시를 쓰기 전까지는 그냥 저는 초임 발령받고 약 25년 동안 합창 지도를 했어요. 제가 음악과를 나와 가지고요. 그래도 제가 성악을 전공한 사람입니다. 제가. 하하.
 
◇최진성> 아까 방송 전에 말씀 드렸잖아요. 소리가 남다르게 느껴졌거든요.
 
◆유영화> 합창을 지도했어요. 그런데 춘천교대 부설 초등학교에 근무할 때 그때 교장 선생님께서 이화주 시인이셨어요. 교과서에 시도 실리고 하는 아주 훌륭한 동시 작가님이시죠.
 
근데 그분이 제 합창곡을 굉장히 좋아하셨어요. 그래서 어려운 일이 있을 때는 합창하는 데 와서 합창곡을 들으면 마음이 편안해지고 용기가 생긴다고 하시면서 뭐라고 하셨냐 하면 "유영화 교사한테는 그 뭔가 동심이 가득한 따뜻한 마음이 있다"고 "악곡을 가르치고 아이들한테 가르치는 거 보면 그렇다"라고 하면서 "동시를 한번 써보라"고 격려해 주셨어요.
 
 그때까지도 동시는 교장 선생님이 쓰시는 거고 저는 음악만 하는 거라고 생각 했는데 그 이후에 교장 선생님께서 동시 공부하는 데가 있으니까 와보라고 해서 저는 그냥 교장 선생님이 좋아서 갔고 매 주마다 동시를 2편씩 써 가지고 함께 합평을 하고 이랬어요. 그냥 좋아서 갔는데 그게 이제 한 10년 쌓이다 보니까 동시 작가가 된 거죠.  

아이들도 "너 꿈이 뭐니"라고 물어봤을 때 아이들은 "몰라요" 라고 얘기하거든요. 그게 정답이에요. 몰라요. 그런데 가다 보면 또 길이 열리거나 또 내가 전혀 생각하지 않았던 그러한 꿈들이 발견되거든요. 제 경우가 그랬습니다.
 
유영화 작가는 교사 시절 25년동안 학생들에게 합창 지도를 했고 KBS 동요대회에 출전하기도 했다. 유영화 작가 제공

◇최진성> 한 10년 전부터 동시 쓰기를 배우기 시작했던. (그랬죠) 그렇게 해서 첫 시집은 언제 나온 거예요?

◆유영화> 2021년도에 나왔어요.
 
◇최진성> 그러면 4년 전이겠네요. 그때 나왔던 시집의 이름이?
 
◆유영화> '이빨 씨앗'입니다.
 
◇최진성> 지금 제 책상에 사인을 해 주셔서 제가 갖고 있는데요. 어떤 시집인지, 또 선생님의 첫 시집이니까 소개를 해주세요.
 
◆유영화> 일단 시집을 내려면 등단이 좀 돼야 하잖아요. 그런데 아까 말씀드렸던 것처럼 저는 시인이 될 생각은 일도 없었거든요. 그런데 공부를 하다 보니까 시가 쌓이는 거예요.
 
그러다 보니까 "시도 많이 쌓였고 시도 좀 쓰고 이제 잘 써지는 것 같으니 한 번 등단을 해 봐라" 그래서 2018년도에 등단을 했어요. 그리고도 저는 '아, 시인은 아니다'라고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그러면서도 계속해서 공부를 하니까 시가 또 막 쌓이는 거예요.

 그러니까 "그럼 이제 시집을 한번 내봐라" 이래 가지고 시집을 낸 게 '이빨 씨앗'입니다.
 
◇최진성> 그림 작가도 함께 해주셨고요. 시집을 쭉 보는데, 길이가 저로서는 너무 행복합니다.
 
◆유영화> 짧죠.
 
◇최진성> 바로바로 읽을 수도 있고 또 내용도 어렵지는 않은데 여운도 좀 남는. 근데 우리가 생각했을 때 시를 짓는다고 하면 동시는 또 새로운 영역이라 생각을 하거든요. 아무래도 글감이라든지 또 쓸 때 그 말투라든지 신경 쓰는 다른 점이 있을까요?
 
강원CBS.강원영동CBS 시사프로그램 <최진성의 위클리오늘>에 출연한 유영화 작가. 강민주 PD

◆유영화> 시라는 문학 장르 안에 동시가 있는 거예요. 그러니까 동시는 아이들의 시점에서 쓰는 거예요. 어른들도 속에 아이를 거쳐 왔기 때문에 동심이 다 있잖아요. 그 아이들의 눈으로 본 거를 쓰는 거거든요.
 
 그래서 아이들이 쓰면 모두 다 동시가 되고 어른들은 아이의 시점에서 또 써야 되기 때문에 시인들은 딱 읽으면 '이건 애들이 쓴 동시다' '이건 어른이 쓴 동시다'라는 게 바로 나와요. 어른이 써도 아이들의 시점에서 아이들의 마음으로 녹여서 쓰면 동시인 거죠. 그래서 동시는 너무 쉬워요. 읽기에.  

이 동시를 모 시인 님께서 말씀하시기를 '동시 10편 정도를 외워서 마음에 담고 있는 아이들이나 청소년들이나 이런 아이가 있다면 그 아이는 사춘기도 쉽게 넘어간다' 그래요. 제가 실제로 교사 생활을 하면서 이렇게 보면 유독 동시처럼 마음이 따뜻한 아이들이 있어요.

 행복이 가득하고 그런 아이들은 실제로 사춘기도 좀 덜 겪고 아이들하고 싸움이나 이런 것도 좀 별로 없고 또 옆에 있는 친구들한테 따뜻하게 대해주는 감성이 있어요. 그래서 이 동시는 아이들이나 어른들이나 많이 읽고 마음속에 축적하면 삶이 좀 따뜻하고 희망차지 않을까 싶습니다.  

어린 시절을 떠올려서 쓰는 것도 있고 대부분은 그냥 이렇게 직관적으로 쓸 때가 있어요. 예를 들면은 이제 아침에 매일 늦는 아이들이 있잖아요. 매일 늦는데 어쩌다 일찍 한 번 오니까 선생님이 너무 칭찬하는 거예요. "야 너무 너무 잘했다" 그러면서 막 칭찬해요. 그러면 그 옆에 있던 애가 "저는 매일 일찍 오는데요" 하고 흘긴단 말이에요. 그러면 선생님이 이렇게 귓속말로 "너는 매일 잘하잖아" 이렇게 얘기를 해요.

걔는 칭찬보다 귓속말이 더 좋은 거예요. 하루 종일 겅중겅중 뛰어다니면서 즐거워하거든요. 그런 걸 보면서 '선생님의 귓속말 칭찬 더 좋다' 이러면서 그 내용을 그냥 쭉 써놓으면 동시가 되는 거죠.

 또 아이들이 생활하는 거 노는 거 보면서도 시를 쓰고요. 막 싸울 때 카톡으로 톡톡톡톡 하면서 싸우잖아요. 그런 거 보고도 동시를 쓰고. 아이들이 눈에 이렇게 튀어 들어오니까 그런 거 보고 동시 쓰고 그다음에 학교 운동장가에 핀 꽃들 보고 꽃들이랑 애들이랑 비슷하잖아요. 그런 거 보고 쓰고.
 
화단에 보면 여러 가지 꽃이 있는데 풀들도 막 자라잖아요. 빨리 자라잖아요. 근데 교실도 마찬가지예요. 곱고 예쁜 애들보다 거친 애들이 더 눈에 많이 띄거든요. 그런 걸 보면서 또 쓰고요.
 
교사로 근무 당시 음악 수업을 진행하고 있는 유영화 작가. 유영화 작가 제공

◇최진성> 설명하시는 장면들이 굉장히 빠르게 지나가는 장면들이거든요. 근데 그 장면을 뭔가 슬로우 모션으로 보듯이, 그리고 어떤 감정도 좀 캐치해 내고 이러면서. 이건 또 훈련이 필요할 수밖에 없을 것 같기도 하네요.
 
◆유영화> 근데 그거는 그냥 애들하고 하루 종일 생활하기 때문에 쌓이는 것 같아요.
 
◇최진성> 누구나 동시를 쓸 수 있을까요?

◆유영화> 충분하죠, 충분합니다. 왜냐하면 우리들은 다 동심의 기간을 다 거쳐 오기 때문에 따뜻함이 항상 있어요. 마음속에 어른이지만 한 군데 한 군데 다 동심이 녹아져 있어서 지금 (동시를 들으면서) 이렇게 웃으실 수 있는 거고 따뜻한 말을 하실 수 있는 거거든요. 그러니까 그런 데서 하나씩 끄집어내서 동시를 쓰면 그게 다 이제 동시가 되는 거죠.
 
◇최진성> 방송을 듣다 보니 '나도 쓸 수 있을까' 하시는 분들도 있을 것 같은데요. 한 말씀 해주신다면요.
 
◆유영화> 우리 아이들도 도서관에 가보면 동시는 잘 안 읽어요. 그냥 동화를 많이 읽고요. 집에도 보면 아나운서께선 동시집 많이 사주세요? 그림 동화, 동화집 같은 거 사주시죠? (네) 그러니까 주로 아이들이 읽는 게 동화를 많이 읽어요.
 
◇최진성> '글밥'이라는 그거에 갇혀 가지고 뭔가 많은 글이 있어야 좋은 거라고 생각을 하게 돼요.
 
◆유영화> 동화도 많이 읽어야 되지만 이 동시는 그 언어들을 이렇게 축약시켜 놓은 게 있거든요. 그래서 그 언어의 보석 같은 언어들만 쭉 빼갖고 진열을 해놨다고 보면 돼요.

 그래서 아이들이 그냥 보는 게 아니라 '이 보석이 뭐지' 하고 한 번 더 생각하게 되고 '이 말은 왜 했을까 '뭐 이렇게 생각을 하게 되고 그림을 그려보게 되거든요. 상상력을 가장 많이 펼칠 수 있는 게 이 동시에요. 줄글은 상상력을 펼치기 전에 이미 펼쳐져 있기 때문에 그게 조금 제한적인데 이 동시들은 그 단어 하나 가지고도 무한 상상력을 펼칠 수 있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최우선은 동시를 많이 읽어라, 동시를 많이 읽고 그거를 외우기도 하고 동시가 짧기 때문에 한 권 읽는데 어떤 친구들은 10분이면 읽잖아요.
 
근데 천천히 읽으면서 가슴에 와닿는 동시는 한번 써봐라, 자꾸만 이렇게 필사를 해보고 필사를 하다가 가슴에도 써봐라. 가슴에도 새기고 이러다 보면 '아, 나도 쓰고 싶은데 쓸 수 있을 것 같은데' 이런 마음이 생겨요. 그때 쓰면 그게 그냥 동시입니다.

◇최진성> 해봐야겠습니다.
 
◆유영화> 할 수 있습니다.
 
◇최진성> 앞으로도 작품 활동 계획이 있으신지요?
 
◆유영화> 제가 오는 7월이면 두 번째 동시집이 나옵니다.
 
◇최진성> 이 '이빨 씨앗'에 이어서요?
 
◆유영화> 네, 이어서 두 번째 동시집이 나오고 그 동시집에 있는 동시들이 좀 더 아이들이나 청소년들이나 어른들이나 모든 사람들한테 많이 좀 읽혀서 따뜻한 어떤 마음들이 이렇게 생겼으면 좋겠고요.
 
 그다음에는 제가 악기를 하나 배우고 있거든요. '에어로폰'이라는 악기예요.
 
◇최진성> 처음 들어봤습니다.
 
 ◆유영화> 처음 듣죠. 전자 색소폰이라고 그러는데 그 안에 한 200여 가지의 음색이 들어 있는 악기예요. 이제 그 악기를 평생 반려 악기로 제가 배우고 있어요.
 
 지금 레슨받고 있는데 그걸 잘 배워서 기쁨이 필요한 곳 또 위로가 필요한 곳에 제 동시와 음악이 함께 가서 좀 위로가 될 수 있는 그런 시간도 가지면서 퇴직 후에는 그런 활동하고요.
 
그다음에 학교 밖을 나가니까 학교 밖에서의 동시를 또 한번 쓰고 싶습니다.
 
◇최진성> 동시를 쓸 거라고는 전혀 생각지도 않았던 선생님께서 지금은 동시를 더 널리 알리고 싶다는 이야기로 맺어주셨습니다. 앞으로도 작품 활동도 활발하게 하기를 저희도 응원하겠습니다.

 아까 허락을 한번 구했는데 마지막 작품을 들으면서 마무리를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어떤 시 함께 나눠주시겠어요?
 
◆유영화> 이 시는, 아이들이 생태학습장에서 흙에다가 씨앗을 심을 때 씨앗이 아주 깨알만한데, 거기에다가 장난꾸러기처럼 흙을 막 산더미처럼 붓고 물도 막 붓고 이러는 걸 보고 옆에 있는 애들이 '너 욕심 부리지 마' 막 이러면서 다투는 장면을 보고 쓴 동시입니다. '욕심 부리지 마'라는 동시입니다.  

◇최진성> 욕심 부리지 마. 오늘 마지막 시로 저희가 준비를 하면서 오늘 유영화 작가님 너무 아름다운 동시 이야기, 행복한 이야기 나눠주셔서 다시 한 번 감사 인사를 드립니다.
 
◆유영화> '욕심 부리지 마'. 깨알만한 씨앗이 싹 트는 데는/ 흙 한 줌 물 한 모금이면 충분해 / 욕심 부려 흙 한 트럭 욕심 부려 물 한 동이 가득 부어봐 / 깜깜한 흙 속에 갇혀 버릴걸/ 차가운 물 속에 잠겨버릴걸 / 욕심 부리지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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